우리는 더 많은 민주주의를 요구한다

2010/06/05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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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리를 하다 이 파일을 발견했는데..이 파일이 컴퓨터에 아직 남아있었구나..^^;;

MB 집권 이후 너무나 많은 일이 있어서, 한 10년 전 일인 것처럼 멀게만 느껴진다..-.-;;


#예전 촛불집회가 한창일 때, 학교게시판을 통해서 한겨레 신문 1면에 광고를 내자고 의견이 올라왔었다..

큰 돈은 아니지만, 나도 참여를 했었고, 아마도 토요일이었던 것 같은데,
가판대에서 신문을 보고는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이틀 전, 지방 선거를 마치고, 선거결과에서 부족하지만 희망은 발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가야할 길은 멀게만 느껴진다..

한 나라의 정치수준은 장기적으로 그 나라 국민의 정치적 수준으로 수렴할 수 밖에 없다는 말에 나는 동의한다.

더 많은 민주주의를 위해
그리고 더 나은 행복한 세상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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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시 1차 합격자 발표가 있었나보다..

예전 같으면 누구보다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겠지만,
이제는 더 이상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일 뿐..

오늘은 후생관에 혼자 저녁 먹으러 갔다가
앞에 줄 서 있는 사람들이 누구는 선택과목 때문에 몇점 차이로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을 듣고는
그냥 '발표였나보네..'라고 넘기고 말았다..

하지만..내 마음과 머리 속에서 완전히 지워지지는 않았나보다..

아직까지도 솔직히 미련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지난 2년동안의 시간에 대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건 사실이다..

누구보다 그 시간에 충실하였는지..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떨어진건지..
내 자신한테 물어봤을 때 너무나도 부끄러운 점이 많기 때문이다..

사실 고시가 전부는 아니다..
그건 맞다..

하지만 내가 지금 제일 두려운 것은..

앞으로도 이렇게 평생 시험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매번 아쉬움과 미련을 느끼는 내 자신을 볼까봐..
어쩄든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이 시험에서 합격하지 못했다는 그 열등감과 실패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내 자신을 또다시 마주치게 될까봐..

바로 그것이다..

언제쯤이면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도대체 무엇을 해야할지..어떻게 해야할지..

그 길을 포기한 만큼, 다른 길로 들어섰을 때, 또 그만큼 잘하고 싶은데...
지금의 내 모습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기일 뿐이고..

내가 지금 실력이 없어서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재미가 없고, 적성에 안 맞다고 느끼는 것인지..
아니면 다시 선택한 이 길이 정녕 나에게는 맞지 않는 길인 것인지..

너무 늦었다는 생각..벌써 뒤쳐져 있다는 생각..
지고 싶지 않다는 오기..다시 일어날 수는 있을까라는 의구심..

또다시 내일은 올 것이고..
나는 또 내일 길 위에 서 있을 것이다..

그 길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그 끝은 어디일까??
끝은 바라지도 않고, 중간에 쉬어가는 그곳의 모퉁이라도 살짝 엿볼 수 있었으면 이렇게 답답하지는 않았을텐데..

에라~모르겠다..

자자..그리고 일단 눈앞에 닥친 것들부터 다시 시작해보자..
가다보면 뭔가 있겠지..이때까지도 그래왔잖아??
또 한 번 속는셈 치고 믿어봐야지 뭐..
그렇다고 다른 방법이 있는것도 아니니까 말야..ㅎㅎ

굿나잇~!! 오늘 하루 고생했다..박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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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수사결과 발표가 9일경 이뤄질 것 같다..
하지만 현재 언론에서 나오고 있는(아마 대부분은 그 내용대로 발표되겠지..) 기사들을 살펴보면,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도대체 무엇이 법과 정의이며,
국가의 공권력이 이렇게 무참히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국민을 짓밟아도 되는 것인지..
막말로 발포만 하지 않았다 뿐이지, 공권력이 도심 한복판에서 국민을 죽인 것은 광주 민주화 운동과 다를 바가 무엇이란 말이더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의 안위와 권력욕에 사로잡혀 뻔히 드러나는 거짓말만 계속하고 있는 그들을 보며 드는 생각은
정말로 역겹다는 것..그것 하나 뿐이다..

오히려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야 할 때는 지금인데..
사람들은 이미 너무 지쳐버린 듯하다..

입만 열만 나오는 먹고살기도 힘들어 죽겠는데....라는 말..
그 말도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든다..

솔직히 말해서 조금 못 먹고, 못 입고 살면 어떠냐..
그것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그것을 위해서 조금은 희생할 수 있는 것 아닐까..
그 희생을 통해 사회가 변화된다면, 그 이후에는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진대,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가 가장 크게 느껴지는 법이니..

나 역시도 그들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다..
왜 모르겠는가..나도 정말 TV에 나올만큼 찢어지게 가난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아버지 회사 부도나고 나서, 혼자 친척집에서 얹혀 살기도 했고,
단칸방에서 가족과 함께 살면서, 돈 때문에 주위에서 이런저런 소리 많이 들으면서 다녔고,
학교에서도 돈 때문에 눈치보면서 생활했었고, 돈 때문에 수학여행마저 안 가겠다고 했었는데 어느 정도는 알지 않겠나..

정말 하루하루 살아나가는 것 자체가 전쟁이며, 생존을 위해 버텨나가는 것 자체가 지상과제인 그들에게
어쩌면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또 그렇게만도 보지 못하겠는게, 나가보면 먹고 노는 곳에 사람들은 엄청 몰린다..-_-;;
 아무리 힘들어도 계를 타거나, 적금을 들어서라도 소위 말하는 명품을 사는 젊은이들과,
유명한 곳에 놀러가서 맛있는 것을 먹으려고 애쓰며 그걸로 자랑하는 나이드신 분들을 보면,
오히려 내가 내 자신의 마음의 위안을 얻으려고 굳이 저렇게 말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자신의 이익을 위해 오히려 들고 일어나야 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유럽을 보면 지난 1년간 우리나라에서 혁명이 일어나도 몇번은 일어나야 했다..-_-;;
굳이 유럽이 아니더라도 지난 8-90년대를 지나오면서 우리 국민이 보여주었던 그 모습은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그런 면에서 나는 지금의 우리학교 학생회가 취하는 정치적 스탠스에 대해 상당히 불만이 많다..
지금 상황에서는 대학생과 노동자가 먼저 일치단결해서 들고 일어나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해야만 하는 상황 아닐까..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 없이, 기존 사회의 시스템에 그저 순응하려고만 한다면,
이러한 시스템은 더욱 고착화될 것이며, 우리의 삶은 더욱 힘들어질수밖에 없다..
사회에 대한 냉철한 비판의식이 없는 대학생은 더 이상 지성인이 아니며, 영혼이 죽어버린 식물대학생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잘해주시겠지.."라며 기대하는 국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대통령의 방문과 생색내기용 목도리 선물에도 그걸 소중히 간직하겠다며 그저 눈물을 흘리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나라에서 앞으로 당분간은, 헌법 제1조가 준수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참고로 헌법 제1조는 다음과 같다.

헌법 제 1 조
①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p.s 비록 지금의 '나'라는 존재는 세상을 이끌어나가고자 하던 꿈의 날개가 꺾인 상태이지만,
      그래서 아무런 힘도 없이 세상 속으로 뛰어 들어가 새로운 곳에서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처음에 꿈꾸었던 이상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서 고민했던 치열한 순간들을 절대 잊지 말 것이며,
     사회의 여러 문제들에 대한 비판의식은 오히려 더욱더 시간이 갈수록 날카로워져야 할 것이다.
 
    원래의 꿈을 이뤘다고 가정해 보더라도, 또 지금 새로 시작하는 이 길에서 앞으로 성공을 한다 할지라도,
    뚜렷한 이상과 목표 없이, 올바른 가치관 정립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눈앞에 닥친 문제만 바라보며 현실에 매몰되어 버린다면,
    권력의 개가 되든, 자본의 개가 되든, 무슨 의미가 있으며 어떠한 차이가 있겠는가..

    끝까지 내가 공부를 시작하는 첫발을 내디딜때 다짐했던, 그때의 초심을 잊지말자..
     
       

마지막으로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의 시국선언문을 첨부한다..

원문주소 :
http://www.sajedan.org/board/view.htm?sid=148&b_id=1

[2월2일 시국선언문] 재앙과 파국의 대한민국  

글쓴이 : 사무국 

재앙과 파국의 대한민국

“헤로데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를 모조리 죽여 버렸다. 이리하여 ‘라마에서 들려오는 소리, 울부짖고 애통하는 소리, 자식 잃고 우는 라헬, 위로마저 마다는구나!’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마태 2,16-18)


세상과 동고동락해야 할 교회의 운명

1. 대한민국에 벌어지고 있는 엄청난 일들을 괴로운 심정으로 바라보면서, 우리는 세상의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통을 나눠서 그야말로 동고동락해야 하는(사목헌장1항) 교회의 운명을 새삼 무겁고 절박하게 깨닫습니다.

2. 용산 참사는 과연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또 파국의 종점은 어디인지 국가구성원 모두에게 질문과 충격을 던진 무서운 사건이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우리 사제들은 대한민국에 덮친 재앙과 불행의 현실에 대해서 경고와 호소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공권력에 대한 근본 질문

3. 먼저 국가와 공권력의 존재이유를 따져보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공적인 것(Res publica)은 바로 국민의 것(Res populi)라는 대원칙을 성립시키는 나라가 민주공화국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행복을 위하는 바른 정치가 공화국 탄생의 근본 동기입니다. 그런데 오로지 몇몇 부자들을 위해 대다수 국민의 생존을 무너뜨리려 한다면 이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용산 참극에서 나타났듯이 국민을 국민으로 대하지 않고 서슴없이 폭력을 저지르는 이명박 정부의 공권력은 정당성을 잃어버렸습니다. 반성하지 않는 경찰과 진실을 감추는 검찰을 두둔하고 있는 대통령의 모습은 더욱 우리를 슬프고 울분에 떨게 만듭니다. 유감스럽지만 1987년 어느 대학생의 죽음의 진실을 왜곡하고 은폐했던 일 하나로 철옹성 같던 군사독재정권이 붕괴되었다는 점을 상기시켜 드려야겠습니다.

국가가 국민의 행복은 물론 생명마저 서슴없이 빼앗고 또 이를 법률, 질서, 공권력의 이름으로 정당화시키면서 이에 항의하는 연대를 외부세력, 테러집단, 좌파로 규정하는 현실을 우리는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불안과 염려

4. 도대체 대한민국을 어디로 이끌고 가려는 것입니까? 사방에서 들려오는 통곡과 비탄 그리고 한숨소리에 우리 사제들은 불안과 두려움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국민 분열의 죄

4-1. 경제위기를 불러일으킨 것도 대통령의 책임이지만, 함께 가난해지고 함께 넉넉해지는 ‘환난상휼’과 ‘공생공락’의 믿음을 깨뜨린 죄는 더욱 무겁습니다. 하필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부자들의 세금을 우선 걱정하고, 의혹과 우려를 윽박질러가며 극구 미국축산업자들의 이해와 요구를 편드는 등 국민의 마음에 불신과 분열의 상처를 낸 일은 일일이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잦은 거짓말이 불신의 병을 키웠습니다. 손바닥 뒤집듯 대담하고 뻔뻔하게 말을 바꿀 때마다 국민의 자존심은 무참히 짓밟혔고, 대한민국은 양심과 영혼을 잃어버렸습니다. 배려와 연대, 참여와 책임, 정의와 중용처럼 금세기 한국사회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완전히 무너졌고, 반대로 반칙과 불공정, 편법과 탈법 등 강도의 윤리가 득세하는 도덕 파탄시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역사왜곡과 폄하의 죄

4-2. 가장 뻔뻔스런 거짓말은 역사 왜곡입니다. 건국 60년을 운운하고 4.19 혁명을 데모라고 깎아내리며 동영상 교과자료에서 80년 광주민주화운동과 6.10 항쟁은 언급도 하지 않는 등 한국사회가 희생과 투쟁으로 일궈낸 귀중한 역사를 노골적으로 경멸하고 있습니다. 이런 파렴치한 기세라면 헌법이 명시하는 3.1 운동과 4.19 혁명의 민주이념마저 부정하여 국기를 흔들 것이며 사찰과 도청, 감시, 연행과 고문 등 민주 양심세력에 대한 본격적인 탄압에 나설 것이 분명합니다.

민족분열의 죄

4-3. 화해와 상생의 남북관계를 일거에 무너뜨린 일은 이명박 정부가 저지른 숱한 실정 가운데 가장 절망스런 일입니다. 이는 국제사회의 조롱거리이며 민족공동체 앞에 중대한 범죄입니다. 급기야 대결상태를 해소하는 모든 합의사항과 남북기본합의서의 서해 해상군사경계선에 관한 조항까지 폐기될 지경입니다. 남북관계는 최악의 국면에 이르렀는데, 경제위기에다 전쟁위기까지 불러일으키면서도 남북 관계쯤 망해도 좋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니 통탄할 노릇입니다.

민주주의 파탄의 죄

5. 현 집권세력이 원하는 궁극적 목표는 민주주의의 근본토대를 완벽하게 붕괴시킴으로써 부당한 권력을 영구히 사유화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소통의 도구인 방송과 인터넷 장악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공영방송과 은행 등 각종 공적인 가치들을 재벌이나 족벌신문에게 나눠주려는 무수한 음모를 보고 있으면 불과 십년 전까지 우리 사회를 어둡게 만들던 독재 권력들의 뿌리 깊은 악행들이 되살아난 듯 섬뜩할 따름입니다.

선언과 호소

6. 어린이와 젊은이들의 꿈을 빼앗고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의 생존권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가치관의 일대 혼란을 불러일으킨 이명박 정부의 과오는 하느님의 존재자체를 부정하는 중대한 범죄임을 선언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사제들은 거룩한 분노로 맞서 저항할 것입니다.

7. 신앙의 소명과 역사의 책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우리 사제들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공권력과 나라의 장래를 언제까지 맡기고 인정할 것인지 함께 고뇌를 나누시도록 부탁드립니다. 정의 없는 평화는 양들의 침묵일 뿐입니다.

8. 한국사회는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교만과 탐욕의 노예가 된 어리석은 통치자에게 더 이상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찾아달라고 부탁할 수 없습니다. 국민의 힘으로 되찾읍시다.

2009. 2. 2 주님봉헌축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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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2009/01/21 01:39

1. 나에게는 오늘 하루의 시작이 어제와 별반 다를바 없는 평범한 일상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는 그 누군가에게는 힘겹기만한 또 하루였나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뉴스를 보다가, 철거민 포함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식사를 하고서는 좀 더 자세한 뉴스를 찾아보다, 그저 "끔찍한 일이 일어났군..."하는 피상적인 생각만 가진채,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려고 여의도를 향해 집을 나섰습니다.

그리고 나서 동생 친구가 올라온 터라, 저녁을 사주고 명동과 종로 일대를 구경시켜 준 다음,
집에 돌아오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20분이 넘도록 버스가 오질 않아서,
2번을 갈아타서 서울역을 지나 숙대입구로 향할 때,
반대편 차선에서 사람들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건널목 앞에서 버스가 정차하고 있었기에,
'사람들이 빨리 가려고 횡단보도를 넘어서 도로쪽으로 질러 가나보다'라고 생각했었는데,
뒤로 갈수록 그 수가 더 늘어나는 것이었습니다.

순간적으로 느낌이 왔습니다..
'용산 사고 현장에서 멀지 않은 거리다..저 정도의 사람들이 도로를 점거하는 것은 오늘 진압현장의 사망자들 때문이구나..시위가 일어났구나..'

그제서야 왜 버스가 오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다른 때 같았으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우리 학교 점퍼를 입은 학생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 학생은 다른 한 학생과 함께 한 현수막을 들고 있었습니다.
"謹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弔
   - 21세기대학생연합  -  " (내용과 단체명이 정확하진 않습니다만 대략 저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여학생은 버스 안의 시민들에게, 
오늘 사건의 내용을 조금이라도 더 알리기 위해서, 한명이라도 더 알게 하기 위해서,
손수 준비한 종이에 써 온 내용을 창 안의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높이 들어 올리면서,
구호를 외치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뒷통수를 크게 얻어맞은듯, 순간 멍해졌습니다.
내 자신이 그렇게 부끄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에 더해 스쳐 지나가는 시위대의 깃발을 보며 우리 학교의 깃발을 찾아봤지만, 단대 깃발만 있을 뿐,
총학의 깃발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더더욱 부끄러워졌습니다.

2. 집에 돌아와서 뉴스를 찾아보니, 역시나 정부와 언론은 예상했던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더군요..
"불법시위, 과격시위 근절해야.." "철저한 진상규명..불법폭력행위 엄단.." "불법행위 드러나면 엄정조치"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내일의 신문과 뉴스에서 위와 같은 내용을 보고서는 그렇게 믿어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그들의 죽음이 묻히는 것을 용납할 수 없기에, 그 학생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목이 터져라 외치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 나라 대통령과 정부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죽었습니다.
한두명이 죽은 것도 아니고, (방금 들어온 소식을 보니) 8명이 죽었고, 그 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누구의 잘못이 먼저인가를 가리기에 앞서,
사람이 죽었는데, 일단 그에 대해서 유감표명을 하는것이 도리 아닙니까?
자기나라 국민이 8명이 죽었는데, 저따위 말이나 지껄이고 있으니,
이러한 문제가 일어나게 된 원인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생명보다 소중한 가치가 도대체 무엇입니까?

500-600만원의 보증금과 1400만원의 보상금, 그리고 100여만원 남짓의 이사비.
상가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는 보상금과 3개월 매출액을 합한 보상.
2000만원으로는 서울시내 어디에서 방한칸 마련하기 어려운 건 다들 아는 사실 아닙니까?

건물 점거 농성을 푸는 조건으로 내건 것이,
1. 용산구청과 시행사, 용산경찰서가 함께하는 협상 테이블을 마련
2. 주택 거주자들에게는 임시 주거지를 마련해 줄 것
3. 상가 세입자들에게는 재개발을 하는 동안 장사를 할 수 있는 대체 임대상가나 재래시장알선
     (청계천 공사시에 동대문 풍물시장이 예가 되겠지요)
이 세가지였습니다.

과연 이 세 가지 요구조건을 들어주는 것이, 8명의 생명과 바꿀 수 없는 그런 신성불가침의 조건이었을까요?
2번과 3번 조건은 공공사업이 아닌, 사적 영역에서의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 근거가 없어, 들어주기 힘들다고 해도,
그야말로 절박한 생존권의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협상 테이블 마련 요구조차 묵살하고, 무조건 공권력을 투입해 진압하는 것은, 그분께서 강조하시는 '법치주의'에 따라 어느 '법'에 나와 있는 건지 정말 궁금합니다.

화염병 사용하는 시위대를 옹호하는 거냐? 라고 물으신다면, 그건 아니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렇다고 경찰의 진압 작전이 정당화되느냐고 하면 그건 아닙니다.

설령 그들이 주장하는대로, 그들이 철거민과 관계도 없는 전문 데모꾼들이라고 할지라도,
더 심하게 말해서 돈에 걸신들린 악마라고 할지라도,
국가는 함부로 그들의 생명을 앗아갈 수는 없습니다.

생존권을 잃을 처지에 놓여 있어 악에 받쳐 있는 상태인 사람들이 화염병으로 저항한다면,
그들의 요구조건을 듣고, 진정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며, 그렇다 하더라도 최대한 시위자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것인데,
건물점거 하루만에, 최루액 섞어놓은 살수차로 물 뿌려대고,
밑층에서는 용역 깡패들이 폐타이어 불붙여서 던져대고,
위로는 컨테이너로 경찰 특공대를 투입시키고..

이건 나가 죽으라는 소리 아닙니까? 어느 정도 희생이 있더라도 감수하겠다는 굳은 의지의 다름아닌 표현이겠죠,
"니네는 지금 불법을 저지르고 있어..그러니까 피해가 있더라도 어쩔 수 없고 니네가 감수해야 할 문제지.." 라고 생각하고 작전명령 승인 내린 겁니다.

국가의 공권력은 이렇게 쓰라고 국민들이 준 것이 아닙니다.
치자와 피치자는 다르지 않습니다.
국가는 국민에게서 그 권력과 정당성을 위임받았을 뿐입니다.
이렇게 자의적로 행사하라고 위임한 적은 없습니다.
그리고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해서, 사람을, 자기나라 국민을 죽음으로 내몰아도 좋다고 한 적은 더더욱 없으며, 그러한 권력과 정당성은 국민으로부터 주어지지도 않았습니다.

불법 시위와 과잉 진압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불법 시위를 저질렀다면 그 부분에 있어서는 처벌을 받아야 하겠지만,
불법 시위를 이유로 국가의 공권력이 마구잡이로 집행되는 것은,
국가 권력의 행사라는 측면에서 시위에 의한 저항권 행사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며, 동일선상에 놓여질 수 없는 문제입니다.

3. 하고 싶은 말도 많고, 쓰고 싶은 말도 많지만,
계속 돌고 도는 이야기가 될 것 같고, 이 정도면 제 생각을 어느 정도는 표현한 것 같고,
또한 각자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에 이 정도까지만 하겠습니다.

이야기 두 개로 글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1) 작년 봄, 진중권씨가 강연회를 하러 학교를 방문했었습니다. 저는 강연 부분만 듣고, 나머지 질의응답 시간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지 못했었습니다.

그 때 누가 진중권씨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하는군요..
"요즘 20대의 침묵과 무능력에 대한 걱정과 원망들이 많고, 본인도 생각이 많은데, 조언해주실 꺼 없냐"는 요지로 말입니다.

진중권씨는 이런 요지로 대답했다고 합니다.

여러분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를 결정하는 일을 왜 저한테 물어보시죠?
우리들이 80년대에 그렇게 싸웠던 건, 대의를 위해서 그런 측면도 있지만
바로 저를 비롯한 우리들이 살아갈 미래를 바꾸기 위해서
어쩌면 지극히 이기적인 이유로 싸웠던 거에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에 대해 수수방관하고 있으면
과연 누가 와서 그걸 바꿔줄까요?"

(2)
가난한 사람은 절망하게되고 절망한 사람들은 투표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들고일어나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면 그건 민주혁명이 될 것이다.

그러니 그들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들을 계속 절망하고 회의적이게 만드는 것이다.

      - 영국 전 국회의원 Tony Benn -


덧. 내일 집에 돌아오는 길에 용산에서 저녁 7시에 열린다는 추모집회에 잠깐이라도 참여할까 합니다.
       다시 한 번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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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참 X같다

2009/01/14 01:09

시험을 그만두기로 결정하고 나서,
스스로를 바라볼 때 완전히 제2의 사춘기가 와 버린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어쩌면 처음 맞는 사춘기일지도..ㅎㅎ)

몇년간 부여잡고 있던 끈을 놓아버렸으니, 그런 생각이 들 만도 하지..
살아오면서 내가 하고자 하는 것에 있어서만큼은 별로 실패를 모르고 살아왔지만,
이번에는 그것이 나의 능력 때문이든, 주위 환경 떄문이든,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어쨌든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했으니,
일종의 상실감과 자괴감, 자기비하와 자기연민, 인생의 목표 및 가치관의 혼란이 일순간에 찾아와버린듯하다..

저런건 청소년기에 다 생각하고 넘어갔어야 할 문제이다만,
세상을 조금 알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니, 그 때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가 되어 다가오는 듯..

그래서 요즘 자주 하는 생각들이란게..
도대체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무엇에 가치를 두고 살아가야만 하는지...
행복하려고 공부도 하고 아둥바둥거리면서 살아가고 있는데, 왜 자꾸만 나는 내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되는지..
내 스스로가 바라보는 내 자신 말고, 다른 사람들이 바라보는 나의 모습은 어떠한지..
이런 생각들인데..

나 말고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또 있는 것 같아, 공감되는 마음에 가지고 와 버렸다..
이 시간이 지나면 또 다시 저런 고민을 하고, 그것들을 안고 살아갈까나..

아마도 평생을 살아가면서 끝이 없는, 답이 없는 문제일테지만,
그럼에도 그 답을 하루라도 빨리 수학문제 풀 듯 구해버리고 싶은 욕심이란...ㅎㅎ
그 욕심 때문일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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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참 x같다
http://www.snulife.com/gongsage/6584503

중학교 때도 남들보다 열심히 공부했다...
고등학교 때도 남들보다 열심히 공부했다..
대학교에 들어와서도 높은 학점을 받았고,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취업 시에는 누구나 나를 부러워했다...
그런데도 나는 왜 불행할까?...

처음 회사에서는 많은 것을 배우자고 다짐하고 꽤나 열심히 했더랬다...
그러나 알면서 배우는 것은 역시나 이 회사 참 양아치 짓 하는구나... 누구나 알고 있다. 그것이 "한국 시장"이고 "한국 회사"이다. 제대로 업무를 배우면서, 다시 한 번 제대로 하는 사람 별로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 시장에서 제대로 하는 사람들은 어쨌든 어느 정도 성공한다. 그것이 한국 사람 누구나가 무시하는 "한국 시장"이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어디에 가야 도대체 몇명이 아닌, 대부분이 괜찮은, 아니면 회사가 괜찮은 그런 회사를 만날 수 있는 걸까?

그래, 한 가지 이유는 돈이다. 돈 한 번 모아보겠다고 보증금 높여, 회사 돈 끌어서 원룸 계약하러 갔더니, 나이 먹은 공인중개사는 계약서도 안 보여주려고 애쓰다가, 까짓거 얼마나 된다고...라는 얘기를 하며 무시한다. 그 사람은 모른다. 나는 한국에서 제일 좋다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일할 때는 백억짜리는 아예 검토조차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 업무가 몇천억, 몇조 짜리더라도 내 인생은 아직 몇백, 몇십만원에 벌벌 떤다... 그런데,만원이라도 계약서는 확실해야 하지 않나? 아마도 잔금을 치를 때 계약서를 보완해 주지 않는다면 계약금을 날릴 지도 모르겠다..... 몇천만원되는 보증금을 법적 효력도 없는 계약서에 맡길 수는 없잖아... 어쨌든 내 인생은 푼돈의 연속이고, 나는 날린 계약금 덕에 몇달 가난하게 살면 되겠지.

언젠가는 몇천만원, 몇억을 벌 것이다. 하지만 그러려면 또다시 나는 양심을 속이고 살아가야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고통을 견디며 산다. 그래... 그 고통을 넘긴 수 많은 선배들이, 때로는 아예 더러운 사회에 동화되고, 때로는 자신의 양심과 실력을 지켜가며, 현 사회의 지도층을 구성했다. 하지만, 내가 그런 걸 견딜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차라리, 공부를 덜했거나, 일을 덜 배웠거나... 잘 모르기라도 했다면, 덜 괴로울 텐데... 학교 공부 열심히 한 것이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기 전에 일단 내 감정을 괴롭히고, 어려운 경험이 된다...

유학이나 가 볼까...
하루에도 서울대 학부, 석사, 박사 과정의 수많은 사람들이 몇번씩이나 외친다. 그것 뿐 아니라, 졸업생들은 하루에 몇번이 아니라 몇십번은 말할 게다...
하지만, 유학 갈 돈도 벌어야지... 그래, 일이년은 더 고생해야 할 게다. 그래도 회사에서는 아직 인정해 줄 것이다. 사원 나부랭이가 얼마나 의견을 말하겠어... 뒤집어 엎는 한 마디가, 회사를, 이 사회를 뒤집어 엎을 수 없는 것을 알기에, 게다가 그것이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내 개인의 인생에 독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기에, 나는 내일도 비겁하게 참겠지.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내가 크면 이 사회에 제대로된 조직을 만드는데, 사회를 발전시키는 데 조금이나마 공험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 뿐이다...

아... 술 깬다...
회사다니면서 몸도 버리고, 겨우 잭콕 두 잔에 술기운 올라서 글이나 쓰고 있는 꼴도 가관이다... 잭다니엘을 부어버린 바텐더한테 고마워해야 하나 아니면 원망해야 하나... 하지만, 아무런 희망도 내 앞에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 인생이다... 언제나 나는 무엇인가를 내 내부에서 찾아야만 한다....
때로는 적어도 전세비는 집에서 받은 친구들이, 다른 사람들이 부럽다. 일단 돈은 모으겠지... 아마 나보다 일이년은 출발점이 빠를 거다. 어쩌겠어...하지만 내 인생이 그런 것인 걸... 부모님이 돈을 주시고 안 주시고는 그 분들의 마음이지 자식은 주고 안 주고를 결코 탓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 분들이 내게 베풀어주신 은혜...그 고생을 보고 자란 자식이 결코 그 분들을 탓할 수는 없다. 탓하기라도 했다가는 내 인격은 십년 정도 쳐질 것이다...

참.... 인생 x같다...
이러다가 40대가 되면, 그래도 나름 안정적인 지위와 연봉에 있겠지... 하지만, 인생을 알 수록 점점 비워지는 내 마음이 40대가 되기 전에 모두 비워져, 머리에 든 것 없이 그냥 어께 위에 놓고만 다니게 되면 어떻게 하지... 재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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