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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권화순 기자
입력 : 2010.11.02 11:04

하나금융지주
(34,900원 상승1300 3.9%)가 하나대투증권 여의도 사옥을 손자회사인 다올자산운용을 통해 매각한다. 다올운용은 부동산펀드로 일부 자금을 조달하고 하나은행에서 부동산담보 대출을 받아 인수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나대투증권 매각으로 하나금융은 일거삼득 효과를 볼 수 있다. 연내 매각을 통해 법인세 410억원을 절감할 뿐 아니라 펀드 운용수익과 대출 이자수익까지 챙길 수 있다.

2일 증권업계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다올운용은 이르면 이달 말 하나대투증권 사옥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2900억원 규모의 공모형 부동산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사옥(장부가 1194억원)을 2900억원에 다올자산운용에 매각키로 했다. 다올운용은 하나금융의 손자회사다. 하나금융은 지난 3월 다올신탁(지분율 58%)을 인수했는데, 다올신탁은 다올운용의 지분 50.4%를 갖고 있다.

다올운용은 공모를 통해 1600억원 가량, 하나은행 부동산담보대출로 1300억원 가량을 조달해 부동산펀드를 설립할 계획이다. 펀드 만기는 5년, 수익률은 연 6.5%~6.7%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관계자는 "사옥의 입지가 좋고, 임차인도 하나대투증권 등이 될 거라서 부동산 펀드가 안정적인 수익이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정도 수익률이면 3~5년 전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지만 요즘 부동산 경기 수준으로 보면 괜찮은 수준"이라며 "최근 실물형 오피스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가 많지 않아 기관 투자가들에게도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하나대투증권 금융상품부에서 기관 대상으로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은행 예금금리에 비해 수익률이 매력적인 터라 자금 조달이 어렵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하나금융지주에게는 '일석삼조'다. 연내 하나대투증권 건물을 매각할 경우 법인세 410억원이 절감이 되는 데다 기본자본(Tier1)도 개선돼 우리금융 인수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하나은행이 부동산담보대출 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고, 손자회사인 운용사에서는 부동산펀드 운용 수익까지 챙길 수 있다. 하나대투증권 직원은 "지주사가 계열사 건물 매각 한 건으로 이것저것 단단히 챙기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당장은 매각 대금을 유보금으로 쌓아 놓겠지만 내년 3월 결산 이후 배당으로 지주사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면서 "내년 5~6월쯤 우리금융 인수자금이 필요할 텐데, 결과적으로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자회사 사옥을 매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손자회사를 통해 계열사 사옥을 매각할 경우 공정한 가치가 매겨지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부동산펀드 매니저는 "소유주가 운용사인데, 임차인이 계열 운용사라면 임대료를 매길 때 공정한 가치가 매겨질 수 있느냐에 의문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펀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임대료를 높이거나 혹은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시장 가격과는 다르게 매겨질 수 있다는 점이 불투명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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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부동산자산운용사와 부동산투자회사(리츠) 등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에 대한 규제에 들어갔다. 이는 부동산 경기침체로 대출이 묶인 사업지들이 대거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으로 편입, 과열양상을 띠면서 자산운용사와 리츠의 건전성 악화는 물론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국토해양부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부동산경기 침체에도 부동산개발 관련 자금모집을 목적으로 한 부동산간접투자회사 설립이 급증하는 '이상과열' 현상이 빚어짐에 따라 최근 부동산 전문자산운용사와 자기관리 및 개발 리츠에 대한 신규 영업인가 규제를 강화하는 등 집중관리에 들어갔다.

■국토부, 리츠 서류검토 등 강화

국토부는 이달 초부터 신규인가를 신청하는 부동산투자회사(리츠)에 대한 법정 인가서류 요건과 사업성 검토 등을 강화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달부터 신규 인가를 신청하는 리츠에 대해 법정 인가서류 요건을 강화했다"면서 "부동산개발사업을 전면 허용한 만큼 리스크가 큰 개발리츠 상품에 대해서는 관련 서류를 더욱 꼼꼼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2010년 금융투자업 인가방향과 운용계획'을 통해 지난 5월 31일 이후 신규 인허가신청을 하는 부동산전문 자산운용사에 대한 신규 영업인가를 유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17일 본인가를 받은 베스타스와 알에이케이, 이달 본인가 신청을 앞둔 아주자산운용을 마지막으로 부동산전문 자산운용사 영업인가는 사실상 중단된 셈이다.

■금융위, 자산운용사 신규 인가 중단

특히 최근 부동산경기 침체에도 공모와 사모를 통한 부동산간접투자상품이 급증하면서 부동산 전문 간접투자상품의 건전성 악화에 따른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경기 침체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개발사업자들이 리츠로 초기자금을 조달한 뒤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시도, 리츠 시장이 과열양상을 띠고 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PF의 경우 개발사업은 본 PF는 물론 초기자금조달에 필요한 브리지론도 받기 힘들어지면서 최근 리츠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실제 올해 국토부를 통해 인가를 받은 총 11개의 리츠 가운데 삼우자기관리와 한국자산개발전문자산관리를 포함해 절반 이상인 6개가 부동산개발사업과 관련된 PF 대체 상품이다.

이같은 상황은 부동산전문자산운용사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금융업영업허가를 받은 부동산전문자산운용사 16곳 중 하나다올부동산신탁과 엠플러스를 제외한 14곳이 지난해 이후 올해까지 영업인가를 받은 회사들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부동산자산운용사 설립 계획단계에는 핑크빛 계획을 제시하지만 정작 인가가 난 후 펀딩을 못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면서 "부동산경기가 정상적인 수준까지 회복되기 전에는 영업인가를 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영업 중인 자산운용사 10곳 중 파인트리와 하나다올을 제외한 8곳은 당기순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실적이 부진하다.

■금감원, 간접투자 상품 모니터링 강화

금감원은 자산운용사 등의 경우 영업인가를 받은 후 6개월 이내에 영업을 하지 않으면 인가신청을 철회하는 등 제재를 가하고 있으며 금융위 인가 중단에 맞춰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원 감시국 관계자는 "부동산펀드는 시장 규모가 3조8000억원이 넘는 큰 시장이어서 눈여겨 보고 있다"면서 "PF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자산운용사나 펀드의 실적도 좋을 수 없다"고 말했다.

/mjkim@fnnews.com김명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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