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인사이드] 포스트시즌이 두려워진 양키스
김형준 칼럼 | 기사입력 2007-10-09 14:58
조 토레의 핀스트라이프를 입은 마지막 모습? ⓒ GettyImages/멀티비츠/나비뉴스

1948년 이후 59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꿈꾸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뉴욕 양키스를 3승1패로 제압하고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클리블랜드의 마지막 챔피언십시리즈는 마침 양키스에게 2승4패로 패했던 1998년이었다.

2억달러짜리 팀 양키스는 연봉총액이 1억3000만달러나 적은 팀에게 무릎을 꿇음으로써 '3년 연속 디비전시리즈 탈락'이라는 충격에 휩싸였다(최다는 애틀랜타-오클랜드의 4년 연속). LA 에인절스에게 패했던 2005년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앞에 무너진 지난해의 연봉 차이는 각각 1억1000만달러였다. 앞서 1998년부터 2004년까지 7년 간은 디비전시리즈 패배가 한 번(2002년)밖에 없었던 양키스다.

이로써 3연승 3개와 3승1패 1개로 정리된 올 디비전시리즈는 1995년 도입 후 가장 적은 경기(13경기)로 끝났다. 3개의 3연승은 사상 최초다. 또 연봉총액 메이저리그 23위의 클리블랜드가 1위 양키스, 25위의 콜로라도 로키스가 14위의 필라델피아 필리스, 26위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8위 시카고 컵스를 꺾는 '저연봉 팀의 반란'이 일어났다(2위 보스턴 레드삭스는 5위 에인절스에 승리).

계속되는 양키스 타선의 '포스트시즌 침묵'
정규시즌 타율(.290) 출루율(.366) 장타율(.463) OPS(.829)에서 모두 메이저리그 1위를 차지했던 양키스 최강타선은 이번 디비전시리즈에서 .194/.275/.337라는 상상도 못한 수모를 당했다(2사 후 득점권 10타수1안타). 정규시즌에서 리그 5위권인 .268/.343/.428를 기록한 클리블랜드 타선이 .308/.406/.500로 더 큰 힘을 낸 것과는 정반대다(2사 후 득점권 28타수12안타).

[양키스의 정규시즌/포스트시즌 타율 변화]
2002 : .275(3위) → .281 (+.006)
2003 : .271(6위) → .250 (-.021)
2004 : .268(8위) → .281 (+.013)
2005 : .276(2위) → .253 (-.023) vs LA에인절스(.270→.275)
2006 : .285(2위) → .246 (-.039) vs 디트로이트(.274→.309)
2007 : .290(1위) → .194 (-.096) vs 클리블랜드(.268→.308)


호화군단이 된 이후 정규시즌에서의 양키스 타선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양키스 타선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양키스의 목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아니라 월드시리즈 우승이기 때문이다. 과거 폴 오닐,
티노 마르티네스, 스캇 브로셔스 같은 타자들이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줬던 끈끈함과 집중력은 사라진지 오래다.

[클리블랜드] .308 .406 .500  [양키스]   .194 .275 .337
[보스턴]   .269 .369 .495  [에인절스]  .192 .250 .253
[콜로라도]  .267 .339 .495  [필라델피아] .172 .274 .366
[애리조나]  .266 .358 .532  [컵스]    .194 .307 .255


지터와 로드리게스
지난 2년 간 양키스의 디비전시리즈는 실망스런 모습의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그와 정반대의 데릭 지터로 대표됐다. 이에 모든 화살이 로드리게스에게 쏟아졌다. 올해 많은 사람들은 최고의 시즌(.314/.422/.645)을 보낸 로드리게스가 포스트시즌에서도 그동안의 중압감을 떨쳐내고 잘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로드리게스의 모습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그동안 잘 해왔던 지터에게는 최악의 포스트시즌이었다.

[지터/로드리게스의 포스트시즌 성적]
2005년 DS [지터] .333 .364 .619 [에이로드] .133 .381 .200
2006년 DS [지터] .500 .529 .938 [에이로드] .071 .071 .071
2007년 DS [지터] .176 .176 .176 [에이로드] .267 .353 .467


4차전에서 지터와 로드리게스는 나란히 2안타씩을 날렸다. 지터는 3차전에서 팀을 탈락 위기로 몰고갔던 병살타 2개의 악몽에서 벗어났으며, 로드리게스는 포스트시즌 57타수 만에 홈런을 때려냈다. 하지만 둘은 정작 중요한 순간에 제몫을 하지 못했다.

로드리게스는 0-2로 뒤진 1회말 1사 1,2루에서 삼진으로 물러나 클리블랜드 선발 폴 버드를 흔들 수 있는 기회를 날렸다. 2회말 지터는 1-4로 추격하는 적시타를 때려냈다. 하지만
로빈슨 카노의 솔로홈런으로 2-6이 된 6회말에는 이날 최고의 승부처라 할 수 있었던 1사 1,3루에서 치명적인 병살타를 때렸다. 로드리게스는 7회 3점 차를 만드는 솔로홈런을 날렸지만, 2점 차로 좁혀진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는 크게 벗어난 공에 방망이를 휘둘러 플라이아웃으로 물러났다.


카르모나와 왕첸밍의 희비교차
이번 시리즈에서 승부가 갈리는 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2명은 클리블랜드의 2선발 파우스토 카르모나와 양키스 에이스
왕첸밍이다. 후반기 평균자책점 메이저리그 1위(2.34) 카르모나는 2차전에서 '날벌레 습격'에도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양키스 타선을 9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클리블랜드는 연장 11회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고 결국 2차전은 시리즈의 분수령이 됐다.

반면 1차전에서 4⅔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던 왕첸밍은 데뷔 후 처음으로 3일을 쉬고 나섰던 4차전에서는 더 참담한 1이닝 4실점으로 물러나 결국 2패를 안았다. 5전3선승제 시리즈에서 1,4차전에 나선 에이스가 평균자책점 19.06으로 무너진 팀이 이길 방도는 없었다. 왕첸밍은 개인적으로도 앞으로 팀의 사활이 걸린 경기에서 싱커가 말을 듣지 않을 경우 어떡할 것인가에 대한 숙제도 안았다.

기대를 충족한 클리블랜드 불펜
13이닝을 2실점으로 버틴 클리블랜드 불펜도 승리의 주역이었다. 특히 정규시즌에서 140이닝을 1.61의 평균자책점으로 틀어막았던 최강 좌우 셋업맨 라파엘 베탄코트와 라파엘 페레스의 활약은 실로 대단했다. 1,2,4차전에서 모두 승부처에만 나섰던 페레스와 베탄코트는 도합 8이닝 1실점으로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이에 비해 메이저리그 역사상 5점대 평균자책점으로 40세이브 이상을 올린 최초의 마무리, 조 보로스키(45세이브/8블론 5.07)는 4차전에서 6-3으로 앞선 9회말 바비 아브레유에게 솔로홈런을 맞은 데 이어 호르헤 포사다에게도 파울폴을 살짝 비켜가는 홈런성 타구를 허용해 역시 팀의 불안요소임을 확인시켜줬다.

자신감과 믿음을 얻은 클리블랜드
2002년 디비전시리즈에서 양키스를 꺾은 에인절스와 2004년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양키스를 꺾은 보스턴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005년의 에인절스는 양키스와 혈전을 치른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패했지만, 지난해 디트로이트는 그 기세를 몰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를 4연승으로 제압하고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그만큼 '양키스 격파'는 포스트시즌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전력강화 아이템이다. 정규시즌에서 6전전패를 당했던 양키스를 상대로 거둔 완승은 클리블랜드의 젊은 선수들에게 엄청난 자신감을 심어줬을 것이 분명하다.

클리블랜드 에릭 웨지 감독은 선수를 철저히 믿는 야구를 했다. 1차전에서는 승부처였던 5회 크게 흔들렸던 에이스 C C 사바시아에게 이닝을 끝낼 수 있도록 기회를 줬으며, 4차전에서는 양키스가 왕첸밍을 기용하는 유혹을 참아내고 폴 버드(5이닝 2실점 승리)로 밀어붙여 여러운 승부가 될 것이 분명한 보스턴과의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사바시아-카르모나의 1,2선발을 그대로 낼 수 있게 됐다.

[챔피언십시리즈 일정]
12일(금) : NL 1차전(9시30분)
13일(토) : AL 1차전(8시00분) / NL 2차전(11시00분)
14일(일) : AL 2차전(9시00분)
15일(월) : NL 3차전(9시30분)
16일(화) : AL 3차전(8시00분) / NL 4차전(11시00분)
17일(수) : AL 4차전(9시00분)
18일(목) : NL 5차전(9시30분)
19일(금) : AL 5차전(9시00분)
20일(토) : NL 6차전(9시39분)
21일(일) : AL 6차전(시간미정) / NL 7차전(시간미정)
22일(월) : AL 7차전(시간미정)



기자 : 김형준 generlst@naver.com, 제공 :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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