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사시 1차 합격자 발표가 있었나보다..

예전 같으면 누구보다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겠지만,
이제는 더 이상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일 뿐..

오늘은 후생관에 혼자 저녁 먹으러 갔다가
앞에 줄 서 있는 사람들이 누구는 선택과목 때문에 몇점 차이로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을 듣고는
그냥 '발표였나보네..'라고 넘기고 말았다..

하지만..내 마음과 머리 속에서 완전히 지워지지는 않았나보다..

아직까지도 솔직히 미련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지난 2년동안의 시간에 대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건 사실이다..

누구보다 그 시간에 충실하였는지..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떨어진건지..
내 자신한테 물어봤을 때 너무나도 부끄러운 점이 많기 때문이다..

사실 고시가 전부는 아니다..
그건 맞다..

하지만 내가 지금 제일 두려운 것은..

앞으로도 이렇게 평생 시험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매번 아쉬움과 미련을 느끼는 내 자신을 볼까봐..
어쩄든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이 시험에서 합격하지 못했다는 그 열등감과 실패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내 자신을 또다시 마주치게 될까봐..

바로 그것이다..

언제쯤이면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도대체 무엇을 해야할지..어떻게 해야할지..

그 길을 포기한 만큼, 다른 길로 들어섰을 때, 또 그만큼 잘하고 싶은데...
지금의 내 모습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기일 뿐이고..

내가 지금 실력이 없어서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재미가 없고, 적성에 안 맞다고 느끼는 것인지..
아니면 다시 선택한 이 길이 정녕 나에게는 맞지 않는 길인 것인지..

너무 늦었다는 생각..벌써 뒤쳐져 있다는 생각..
지고 싶지 않다는 오기..다시 일어날 수는 있을까라는 의구심..

또다시 내일은 올 것이고..
나는 또 내일 길 위에 서 있을 것이다..

그 길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그 끝은 어디일까??
끝은 바라지도 않고, 중간에 쉬어가는 그곳의 모퉁이라도 살짝 엿볼 수 있었으면 이렇게 답답하지는 않았을텐데..

에라~모르겠다..

자자..그리고 일단 눈앞에 닥친 것들부터 다시 시작해보자..
가다보면 뭔가 있겠지..이때까지도 그래왔잖아??
또 한 번 속는셈 치고 믿어봐야지 뭐..
그렇다고 다른 방법이 있는것도 아니니까 말야..ㅎㅎ

굿나잇~!! 오늘 하루 고생했다..박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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