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고교야구 최강팀은?(7) 1978년 부산고 | ||
스포츠2.0 | 기사입력 2007-07-11 17:56 ![]() | ||
학교끼리의 라이벌 의식은 대단했다. 1947년 황금사자기대회를 앞두고 경남중의 장태영이 어느 학교 학생들에게 경기 전 폭행을 당한 웃지 못할 일화도 있다. 부산고는 1970년대까지 라이벌 경남고와 부산상고에 밀렸다. 경남고는 1977년까지 4대 전국대회에서 10차례 우승했지만 부산고는 김소식과 하일이 뛰던 1962년 청룡기대회 우승이 전부였다. 그러나 라이벌 판도는 1978년부터 바뀐다. 부산고에는 고교야구 팬들이 그때까지 미처 보지 못했던 안경잡이 왼손투수가 한 명 있었다. 양상문이었다.
양상문의 구위는 뛰어났다. 1978년 고교야구에서는 부산고가 최강이었다. 김정수와 김경표의 신일고, 오른손 김영균, 왼손 윤수봉이 마운드의 쌍두마차였던 서울고가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신일고 출신의 양승호 고려대 감독은 “프로 시절만 본 팬들에겐 낯설겠지만 고교 시절 양상문의 직구 스피드는 시속 145km를 넘었을 것이다.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도 뛰어났다”고 말했다.
박흥식 삼성 코치는 대구중 시절부터 부산중의 양상문과 상대했다. 박코치는 “양상문은 중학교 때부터 제구력이 완벽했다. 타자를 갖고 노는 수준이었다. 타격도 뛰어났고 주루, 특히 슬라이딩이 기가 막혔다. 또래보다 훨씬 고급 야구를 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고교투수들은 볼카운트 0-2에서는 거의 직구를 던졌다. 그러나 양상문은 이 카운트에서도 자유자재로 변화구를 던졌다.
박코치는 “1978년을 전후한 몇 년 동안 양상문만한 컨트롤을 보인 투수는 없었다. 이때는 부산 야구 전성기였는데 오른손투수에 경남고 최동원이 있었다면 왼손투수로는 부산고 양상문이었다”고 말했다.
양상문은 1978년 5월 대통령배대회 결승에서 대구상고 타선을 3안타로 막고 3-0 승리를 이끌었다. 부산고의 이 대회 첫 우승이었다. 부산고는 6월 청룡기대회 결승에서 경북고를 7-0으로 누르고 2관왕에 올랐다. 승리투수는 물론 양상문. 양상문의 5안타 완봉승이었다. 전국대회 우승은 이 두 번이 전부다. 이해부터 문교부는 전국체육대회를 제외한 전국 규모 대회 출전을 1년에 3회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전국대회 우승은 두 번뿐이었지만 <한국야구사>는 1978년 고교야구편 제목을 ‘부산고, 고교야구 정상에’로 붙이고 있다.
양상문은 고향에서 열린 화랑기대회 결승에서도 경기고에 3-0 완봉승을 거뒀다. 이 경기에서 양상문은 삼진 12개를 잡아내며 4안타, 볼넷 1개를 내줬는데 주자 2명을 내보낸 이닝은 한 번도 없었다. 9회말 아웃 카운트 3개를 모두 3구삼진으로 잡았다. 그 가운데 하나는 타자가 배트를 휘둘러 보지도 못하고 두 눈 뜬 채 당한 것이었다. 마지막 타자 송진선은 모두 헛스윙 스트라이크로 삼진 처리했다.
양상문 외에 3번 타자로 활약한 포수 김호근은 대통령배대회, 청룡기대회, 화랑기대회에서 모두 MVP로 뽑혔다. 김민호, 한영준, 이종운, 조성옥 등 뒷날 롯데의 주력선수가 되는 이들이 1978년 부산고 멤버였다. 양상문은 “우리 팀은 1980년대 초 선린상고처럼 화려한 멤버는 아니었다. 하지만 1978년 팀에는 비밀이 있다. 이때부터 수비에 ‘팀 플레이’가 도입됐다. 배터리와 내야수들이 미리 약속된 플레이를 했다. 나도 견제구로 주자를 많이 잡았다. 야수 아홉 명이 마치 기계처럼 움직였다”고 회상했다.
광주일고와 부산고
올시즌 현재 전국 고교야구팀은 56개다. 그동안 해체된 팀까지 포함하면 80개가 넘는 고교야구팀이 야구사를 장식하고 있다. 많은 학교 가운데 뛰어난 투수를 가장 많이 배출한 학교로는 부산고와 광주일고를 꼽을 수 있다. 프로에서 50승 이상 투수만 따져도 부산고는 양상문(56승), 박동희(59승 58세이브), 강상수(52승 75세이브), 염종석(88승), 손민한(79승), 주형광(87승)을 낳았다. 젊은 투수들 가운데에는 장원준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프로에서는 큰 빛을 보지 못했지만 김종석, 권영일 등도 고교 때는 초고교급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광주일고는 선동열(146승 132세이브)의 이름을 드는 것으로 족하다. 그러나 선동열 외에도 이상윤(65승), 문희수(59승), 이강철(152승), 성영재(58승)가 있다. 최근 들어서는 두각을 나타내는 투수들이 적지만 해외로 눈을 돌리면 서재응(탬파베이 데블레이스)과 김병현(콜로라도 로키스)이 있다. 서재응과 김병현은 전성기에는 메이저리그 3선발급으로 꼽힌 투수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백차승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추신수는 부산고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다. 현재는 외야수인 추신수는 고교 시절 팀 내 에이스와 4번 타자를 겸한 만능선수였다.
SPORTS2.0 제 56호(발행일 06월 18일) 기사 최민규 기자 ⓒmedia2.0 Inc.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시 법적 제재를 받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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