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엔 영원한 천재도, 영원한 바보도 없다

[오마이뉴스 이정래 기자] '노력은 배신을 하지 않는다' '천재는 1%의 재능과 99% 노력으로 탄생한다' '천재와 바보의 차이는 백지 한장 차이다'

위에 나열한 것들은 좌절하지 않고 노력하는 자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선인들이 남긴 격언들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살아가면서 저 글귀가 얼마나 '개 풀 뜯어먹는 소리'인가를 깨닫고 좌절하게 된다. 노력은 재능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것은 서글프지만 현실이다. 하지만 때로는 그런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우리가 기적이라고 부르는 그런 일 말이다.

지금부터 써 내려갈 이야기는 재능을 가진 이와 그렇지 못했던 사람의 이야기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두 명의 야구선수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야구 천재' 조시 해밀턴

▲ 방황을 딛고 돌아온 조시 해밀턴
ⓒ2007 신시네티 레즈

1999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템파베이 데블레이스는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의 고교야구 스타 조시 해밀턴을 전체 1순위로 지명한다. 뛰어난 컨택 능력과 장타력 그리고 강한 어깨와 빠른 발로 고교야구를 초토화시키며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던 해밀턴. 그런 해밀턴에게 '짠돌이' 구단 템파베이 데블레이스가 396만달러라는 당시 신인 계약 사상 최고의 금액을 사이닝 보너스로 안겨준 것은 별로 놀랄 일도 못된다.

2000년 루키리그(프린스턴)에서 데뷔한 이 야구 천재는 56게임 동안 무려 82개의 안타를 때려 냈으며 10개의 홈런과 17개의 도루를 성공 시키는 놀라운 성적을 거둔다. 사람들의 기대가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한 것이다. 이제 해밀턴에게는 메이저리그를 정복하는 일만 남은 듯보였다.

최악의 재능을 가진 데이비드 엑스타인

▲ 열정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데이비드 엑스타인
ⓒ2007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199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는 19라운드(전체 581순위)로 플로리다 대학을 졸업한 유격수 데이비드 엑스타인을 지명한다. 신장 5피트 7인치의 약 172cm의 작은 체구를 가지고 일반 학생 자격으로 플로리다 대학에서 야구를 했던 엑스타인을 무슨 생각으로 보스턴이 지명을 했는지 의아할 정도로 데이비드 엑스타인은 야구 재능과는 거리가 먼 선수다.

엑스타인은 보스턴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열심히 열심히 노력했다. 그러나 노력으로도 도저히 안 되는 게 있기 마련이다. 엑스타인은 유격수를 맡고 있었지만 어깨가 약했기 때문에 송구에 큰 약점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엑스타인이 메이저리거가 된 이후에도 계속 따라다니게 된다.

보스턴 산하 AAA 포터킷 레드삭스에서 한차례 방출을 당하며 애너하임 에인절스(현재 LA 에인절스)로 옮긴 엑스타인은 비록 신이 주신 타고난 재능은 없었지만 눈물겹도록 엄청난 노력을 했다. 그리고 마이너리그 4시즌 동안 502개의 안타와 4할이 넘는 높은 출루율 그리고 112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2001년 기어코 메이저리그까지 올라오는 데 성공한다.

엇갈린 야구인생

조시 해밀턴은 데이비드 엑스타인에게는 신이 허락하지 않았던, 야구에 필요한 모든 재능을 다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엑스타인이 유일하게 가지고 있었던 그 한가지를 해밀턴은 가지고 있지 못했다. 그것은 이 두 선수의 인생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끌게 된다. 해밀턴에게는 없었지만 엑스타인에게 있었던 그 한가지는 바로 '야구를 향한 뜨거운 열정'이었다.

야구에 대한 존경심이 없었던 해밀턴은 어린 나이에 일군 성공에 도취해 술과 도박에 빠져들어 방탕한 생활을 했으며 급기야 마약까지 손을 대는 최악의 상황까지 이르게 된다. 하늘이 내려준 완벽했던 야구 재능은 약물과 알콜로 썩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에 올라오는 것이 양키스의 우승 만큼이나 쉬워 보였던 해밀턴은 2003년 '마약 상습 복용' 혐의로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야구계에서 영구 추방이라는 '사형선고'를 받게 된다.

야구에 대한 뜨거운 열정 이외에는 아무 것도 지니지 않았던 데이비드 엑스타인은 그 열정 하나로 끈질기게 야구를 해내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두 번이나 차지하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약한 어깨 때문에 에인절스에서 버림을 당하기도 했지만 야구를 하는 내내 숱한 역경과 싸워야 했던 엑스타인에게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2005년 에인절스를 떠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한 엑스타인은 2006년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월드시리즈 MVP까지 오르게 된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소질없는 선수라고 놀림을 받았던 엑스타인이 월드시리즈를 정복한 것이다.

'열정'이라는 이름으로...

야구를 하지 못하는 동안 해밀턴은 자신에게 야구가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야구가 자신에게 목숨만큼이나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은 해밀턴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야구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미친듯 훈련했다. 해밀턴에게 야구를 향한 뜨거운 열정이 생긴 것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해밀턴이 더 이상 마약을 복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에게 내렸던 징계를 철회한다.

2007년 룰5 드래프트를 통해 템파베이 데블레이스에서 시카고 컵스를 거쳐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된 조시 해밀턴은 스프링캠프에서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며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다. 무려 4년간 그 어떤 야구 경기에도 나올 수 없었던 해밀턴이 메이저리거가 된 것은 차라리 기적에 가깝다. 그리고 그 기적을 만들어 준 것은 해밀턴의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바로 해밀턴이 가슴 속 깊이 품고 있던 '야구를 향한 뜨거운 열정'이었을 것이다.

'열정'이라는 이름은 데이비드 엑스타인과 조시 해밀턴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을 이렇게 연결시켜줬다. 그리고 2007년 4월 24일 서로 다른 길을 힘겹게 걸어온 이 두 선수는 세인트루이스의 홈구장 '뉴 부시 스타디움'에서 처음으로 만난다.

굴곡 많았던 두 선수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만 이들의 열정이 만들어낼 감동의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될 것이다. 서두에 재능을 뛰어넘는 것은 기적이라고 표현을 했지만 어쩌면 재능은 아무 것도 아닐지도 모른다. 열정이라는 위대한 이름 앞에서는 말이다.

/이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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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롯데 팬이지만, 염종석 선수는 참 많이 아쉽다.
92년도 롯데 어린이 야구단 회원으로서 그 때 롯데 우승 당시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 당시 신인으로서 롯데 우승을 이끈 염종석 선수.
그 당시의 슬라이더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하지만, 그 이후 계속된 부상..
그리고 강병철 감독에게는 아직도 혹사 논란이 따라다니게 만든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염종석 선수이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프랜차이스 스타로서
꿋꿋하게 그 자리를 그대로 지켜왔던 그다.

그래서 작년에 롯데가 염종석 선수와 계약 미루고 있을 떄
모든 팬들이 화냈던 이유이기도 하다..

저 어깨 사진을 보면서, 참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아무튼..어제 7:0 승리에서 8회 무사사구 무실점 완벽에 가까운 투구 내용을 보인 염종석 선수.
올시즌 완벽하게 부활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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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다음 게시판


아루스란님 :
염종석..그의 어깨와 그의 집념에 박수를 보냅니다.. [10]
번호 57212I 2007.04.15 추천 7I 조회 1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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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종석..

그의 어깨 사진과 함께..

 

1992년 당시 신인으로 17승을 거두고 최고수준의 슬라이더를 통해 화려하게 대뷔했던 분..

만년해태팬이지만 스트라이크존에 빨려들어가는 강속구에 즐거워하고 통쾌하게 때려내는

홈런 한방에 즐거워했던 저에게는 ..   그때 상기 염종석선수는 만화에 나왔던 "마동탁" 과 같은

포스를 보였던 대단한 선수였습니다.

  "와..잘한다.."

그런 그가 그 이듬해부터 혹사란 단어와 함께 사라지기 시작할때 가슴 아팠습니다.


어느덧 저도 커가면서 야구광이라는 딱지는 떼어가고 그냥 군대시절엔 아침 스포츠신문에

나오는 스포츠면 기사만 보고, 메이저리그 경기 가끔 한번씩 보고, 요새는 일이 거의 끝나가는

새벽 무렵에 인터넷 스포츠면이나 한번씩 훑어보며 "염종석"이라는 세 글자는 조금씩 잊혀져 갔습니다.


얼마전 "염종석의 어깨" 사진기사을 우연히 보게 되었고 너무나 마음 아팠습니다.

의업에 종사하는 제가 봤을때 그분의 등과 팔의 상처는 최소 5번의 수술을 거친듯했고

그냥 상처가 회복된것도 아니고 어떠한 이유로(상처회복도 되기 전에 무리한 운동. 또는 감염)등으로

너무나 흉하게 그의 몸에 남았더군요..

그런 그가 오늘 다시 스포츠면 1면기사에 나오니 마치 저의 일인것처럼 가슴아프고 기쁘네요.

얼마전 이대진 선수와 더불어 정말 감동입니다.

92년 당시 일간스포츠지들 1면기사를 여러번 장식했던 분인데.. 다시 한번 당신의 이름을

1면기사에서 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힘내십시오..

당신과 같은 프로야구선수분들 덕분에 스포츠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당신의 노력을 보며

저 또한 인생의 선배분에게 삶을 하나 배웁니다..


힘내세요...어릴때 조그만 시골방 TV를 통해 당신의 상대였던 해태를 응원하면서도

당신의 볼끝 하나에 전율을 느꼈던 한 팬이였습니다..


p.s 오늘 기아의 역전승 정말 간만에 봅니다..오늘은 제 어린시절로 잠시 돌아간듯한 착각이 들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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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 깬 거인 ‘봄날은 왔다’

2007/04/14 22:19
겨울잠 깬 거인 ‘봄날은 왔다’
[데일리안 2007-04-12 09:45]    
단독선두의 롯데 ‘올해는 다르다’
탄탄한 마운드+각성한 타선의 힘


[데일리안 이상학 객원기자]롯데 자이언츠는 2000년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삼성에 패한 후 길고 긴 겨울잠에 빠졌다.

2001년에는 시즌 중 ‘덕장’ 김명성 감독이 갑작스런 심장발작으로 유명을 달리했고, 2002년 부임한 백인천 감독은 이해할 수 없는 트레이드와 팀 운용으로 지탄을 받았다. 관중들로 꽉 차 통로조차 찾기 어려웠던 사직구장은 한 관중이 자전거를 타고 활보할 정도로 텅텅 비었었다. 잔뜩 움츠러든 거인들은 전혀 거인답지 않았다.

◇ 사직구장 ⓒ 롯데 자이언츠

악몽을 꾼 거인들은 이제 겨울잠에서 깨어 기지개를 켜고 있다. 6년간의 악몽이 그저 꿈으로 끝났으면 싶었지만, 냉정하게도 꿈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과거의 일. 거인들은 잔뜩 움츠러든 어깨를 폈다.

롯데는 현대와의 원정 개막 3연전을 싹쓸이하며 기분 좋게 시작을 시작했다. 롯데가 개막 3연전을 싹쓸이한 것은 1999년 이후 8년만의 일. 이제 겨우 5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개막 3연승에 힘입은 롯데는 4승1패를 거두며 순위표 맨 위에 올라있다. 물론 양상문 감독(현 LG 투수코치)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05년에도 프로야구판에는 거센 ‘롯데 돌풍’이 불었지만, 끝내 미풍이 되고 만 전력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조짐이 좋다. 우선 마운드가 매우 안정돼 있다. 팀 방어율 1위(1.80)가 바로 롯데다. 손민한-장원준-이상목-최향남-염종석으로 꾸려진 5인 선발 로테이션은 어느 팀에 내놓아도 꿀리지 않는다. 개막 첫 5경기에서 롯데 선발진은 모두 5이닝 1자책을 기본으로 던졌다.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은 벌써 2승을 올렸다. 게다가 임경완과 박석진이 지키고 있는 허리나 호세 카브레라가 버티고 있는 뒷문도 안정됐다.

사실 마운드가 위세를 떨칠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스토브리그에서 롯데는 타선 보강에는 실패했지만, 마운드 강화에는 성공했기 때문이다. 5월께 가세할 송승준과 후반기 합류가 기대되는 이용훈도 고려해야 한다. 적어도 마운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롯데의 고민은 ‘이대호와 여덟 난쟁이’로 명명되던 타선에 있었다. 타선 보강이 전무했고 별다른 상승효과도 보이지 않았다. 믿을 것이라고는 불확실한 타자들의 각성뿐이었고, 빈약한 타선은 올해도 롯데를 겨울잠에서 깨지 않게 할 것 같았다.

◇ 강민호 ⓒ 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놀랍게도 봄날의 거인을 깨운 것은 방망이다. 12일 현재,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팀 득점(29점)을 올리고 있는 롯데는 팀 타율(0.279)·장타율(0.412)·출루율(0.370) 모두 2위에 올라있다.

시범경기에서 팀 타율(0.256)·득점(46)·타점(44) 모두 1위를 차지하는 화력을 과시했지만 시즌에 돌입해서도 상승세를 이어갈 줄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정수근·이승화·박현승·황성용 등으로 구성된 테이블 세터진은 8개 구단에서 두 번째로 높은 출루율(0.386)을 기록 중이다.

또한 이대호를 필두로 강민호·최경환·정보명 등이 차례로 이룬 클린업 트리오는 타율 0.285에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4타점을 합작했다. 득점권 타율은 0.333로 8개 구단 중에서 가장 좋다.

하지만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성적들이 ‘검은 갈매기’ 펠릭스 호세 없이 거둔 성적이라는 것. 호세는 일본 전지훈련 막바지에 왼쪽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해 2군에서 재활 중이다.

마운드가 안정된 롯데로서는 각성한 타선이 계속해 힘을 낸다면 올해 프로야구 판도를 뒤흔들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방망이가 믿을 것은 못되지만, 롯데의 방망이가 시범경기 때부터 달궈진 것을 감안하면 못 믿을 수준까지는 아니다.

물론 테이블 세터진과 클린업 트리오를 이루고 있는 이름이 매경기 다르다는 점은 불안요소라 할만하지만 호세가 가세한다면 지금보다 타순이 고착화될 것이고 그만큼 더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다.

롯데 팬들은 ‘가을에도 야구하자’고 외친다. 지금껏 수많은 슬로건들이 프로야구 그라운드 안팎에서 나돌았지만, ‘가을에도 야구하자’처럼 강렬하고 인상적이며 팬들의 염원까지 담겨진 슬로건은 없었다.

골수팬들이 가장 많기로 소문난 롯데의 거인들은 ‘가을에도 야구하자’는 팬들의 외침에 겨울잠을 깨고 봄날을 맞이했다. 봄날의 햇살이 뜨겁고 정열적인 여름에도 계속되기 위해서는 더욱 달려야한다. 봄날은 언제나 빨리 가기 마련. 롯데가 봄날을 맞이하고 환호하는데 그치지 말아야 할 이유다.


☞ 무심한 비에 김광현 울었다


데일리안 스포츠/ 이상학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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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편집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객원기자&넷포터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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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의 옛날야구]김동엽, 그가 떠난 지 10년

< 조이뉴스24 >

김동엽씨가 아마추어 롯데 감독을 맡고 있던 1977년이었다. 실업연맹전에서 라이벌 한국화장품을 누르고 우승한 뒤 구단주를 만났다. 구단주는 김씨에게 우승축하 인사를 건네며 노고를 치하했다. 이 자리에서 김씨는 당당하게 우승보너스를 요구했다. 정확한 액수는 모르지만 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액수였던 것 같다.

이런 김씨에게 구단주는 " 그 많은 금액은 우리 그룹 전체 여공들이 며칠 밤을 새워 껌을 만들어야 겨우 벌 수 있는 돈 " 이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자 김씨는 대뜸 " 그럼 여공들 데려다 야구시키라 " 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얼마 뒤 김씨는 롯데 창단 감독에서 물러났다.

김동엽씨가 야구팬들 곁을 떠난 지 10일이면 꼭 10년이 된다. 1997년 4월10일 김씨는 서울 한남동의 월세 35만원짜리 독신자 원룸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6.25때 몸 하나 이끌고 남하해 한 시절을 풍미한 이 시대의 '기인'은 마지막 길도 그렇게 예사롭지 않게 갔다.

김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야구계 최고의 '골통'이었다. 그에 얽힌 일화는 전집을 써도 될 만큼 너무도 많다. 심판시절부터 감독, 해설자 그리고 TV 드라마 출연에 이르기까지 그의 주변엔 기상천외한 뒷 얘기들이 넘쳐났다.

롯데 감독시절엔 야유하는 관중과 삿대질을 하며 싸운 적도 있고, MBC 청룡 감독을 맡을 땐 심판과 언쟁을 벌이다 야구장 한가운데서 큰 대자로 누운 적도 있다. TV 중계가 있는 날엔 경기 전 심판실을 찾아가 " 오늘은 조금 심하게 어필할테니 봐달라 " 고 미리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모두 김동엽씨가 아니곤 엄두도 못낼 일들이다.

38선을 넘어 남하했다고 자신을 '38 따라지'라고 불렀던 김씨는 감독이 된 뒤 백넘버 '38번'을 버린 적이 없다. 빨간 색을 좋아한 김씨는 해태의 창단감독으로 부임해 빨간색 상의에 검정색 하의의 유니폼을 직접 디자인하는 재능을 보이기도 했다.

김동엽씨 하면 '레몬소주'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김씨는 호방한 성격 만큼이나 술을 좋아했다. 그중에서도 김씨가 직접 제조하는 '레몬소주'는 별미중에 별미로 꼽힌다. 김씨의 '레몬소주' 기법은 간단하다. 소주를 맥주잔에 4분의 3가량 따른다. 그리고 레몬의 꼭지를 딴 뒤 즙을 내 섞는다. 소주의 독한 맛이 레몬 향에 희석돼 그 맛이 기가 막힌다. 김씨는 이런 식으로 앉은 자리에서 소주 10병을 단숨에 마셔 버린다. 김씨와 같이 '레몬소주'를 마시다 병원신세를 진 사람이 한두명이 아니다.

김동엽씨의 트레이드 마크는 뭐니뭐니해도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이다. 야구계에 잘못된 일이 있으면 선,후배를 가리지 않고 '독설'을 퍼붓는다. 황해도 사투리를 섞어 가며 " 제기~ " 하면서 내?는 그의 투박한 말투가 귓전에 맴돈다. 이 때문에 김동엽씨는 적이 많았다.

김씨는 밖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외로운 삶을 살았다. 말년에는 가족들에게마저 버림받고 혼자 살았다. 수중에 돈이 없어 후배들의 신세를 졌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을 만나면 호탕하게 웃어 제꼈던 진정한 '딴따라'였는지 모른다.

김동엽씨는 자서전 '그래 짤라라 짤라'에서 " 내가 죽거든 관속에 화투 한 모만 넣어달라 " 고 했다. 그가 떠난 지 벌써 10년이라니....

/김대호기자 dhki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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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개막전 승리~!!

2007/04/06 23:11
롯데 개막전 시원하게 승리~!!

올해만은 믿어보겠다..가을에도 야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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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한 8이닝 무실점' 롯데, 현대 영봉
[OSEN 2007-04-06 21:41]    

[OSEN=수원, 박선양 기자]롯데는 2년 연속 개막전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반면 감독 데뷔 첫 승을 노리던 김시진 현대 감독은 완패를 당하며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롯데는 6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2007 삼성 PAVV 프로야구 현대와의 개막전에서 에이스 손민한의 8이닝 무실점 쾌투와 상대 실책 등에 편승해 6-0의 영봉승을 거뒀다. 이대호는 3타수 2안타 1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롯데 선발 손민한과 현대 특급 용병 캘러웨이의 에이스끼리 맞붙은 경기답게 경기 초반은 팽팽했다. 4회까지 영의 행진을 펼치던 경기는 5회초 롯데 공격서 갈라졌다. 공격의 물꼬는 역시 작년 타격 부문 트리플 크라운의 주인공인 이대호였다. 5회 선두타자로 나온 이대호는 캘러웨이로부터 우전안타를 뽑아내며 출루한 뒤 1사 1, 3루에서 정보명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홈인, 선취점을 올렸다.

기선을 잡은 롯데는 6회초에는 상대 실책을 틈타 안타 한 개 없이 3점을 추가했다. 선두타자 박기혁이 현대 유격수 서한규의 실책으로 출루하고 다음타자 1번 정수근 볼넷, 2번 이승화의 야수선택으로 만루 찬스를 맞았다. 이인구의 유격수 땅볼때 3루주자 홈인, 2점째를 올리고 구원투수 조용훈으로부터 이대호와 최경환이 연속 볼넷을 골라 밀어내기로 3점째를 뽑았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 박현승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보태 6회에만 안타 한 개 없이 3점을 추가해 승기를 잡았다.

기세가 오른 롯데는 6회에도 2점을 추가, 6-0으로 크게 앞서 나가며 굳히기에 들어갔다.

현대는 3회 1사 2루에서 전준호의 안타때 2루주자 송지만이 3루에서 오버런으로 횡사하면서 찬스를 무산시킨 것이 뼈아팠다. 이후 안타는 꾸준히 치며 주자가 나갔으나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영패를 당해야 했다. 현대 톱타자 전준호는 3안타로 분전했으나 빛이 바랬다.

롯데 손민한은 1997년 프로 데뷔 후 첫 개막전 선발로 등판, 11년만에 승리를 따내는 기쁨을 맛봤다. 그것도 8이닝 7피안타 2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우완 사이드암 투수 임경완이 9회 구원 등판, 삼자범퇴로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냈다.

◆…“떨리는 게 뭐 있나요. 똑같은 경기인데...”.

6일 수원구장에서 롯데를 상대로 감독 데뷔전을 가진 김시진(49) 현대 유니콘스 감독은 경기전 ‘긴장되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런 거 없다”며 대범해 했다. 김 감독은 자신의 말처럼 시종 경기를 여유있게 풀어나가는 모습이었다. 3회 첫 타자 송지만이 안타로 출루하자 다음타자 김동수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하는 등 전임 김재박 감독 못지 않게 차분하게 게임을 풀어나갔다.

◆…롯데 자이언츠 선발 투수 손민한과 4번 타자 이대호가 6일 수원구장 개막전서 처음으로 특별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다. 롯데 구단은 올 시즌 내내 홈 및 원정 3연전 중 첫 경기에 나서는 선발 투수와 4번 타자에게는 특별 유니폼을 제공한 뒤 구단 역사박물관에 보관키로 했다.

sun@osen.co.kr

<사진> 개막전용 특별 유니폼 차림의 이대호-손민한=롯데 자이언츠 제공.

<2007 삼성 PAVV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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