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병원장은 '아주 특별한 블로거'


한 때 밤만 되면 화장을 곱게 하고 나이트를 간다는 ‘나이트녀’ 동영상 ‘UCC (User Created Contents ·사용자 제작 컨텐츠)’가 네티즌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었다. 디스코장과는 전혀 무관한, 야간 당직 간호사의 근무 방식을 설명하는 UCC다.

요즘은 ‘저 오늘 태어났어요’가 인기다. 신생아실에 처음 들어간 아기를 신병(新兵)처럼 묘사해 신생아실 24시간 풍경을 코믹하게 그린 UCC다. 이 UCC가 처음 네티즌에게 처음 선을 보인 곳이 바로 ‘닥터 강 블로그’다.

분당서울대병원 강흥식(영상의학과·사진) 원장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snubhceo)가 개설 17개월 만에 총 방문자 30만 명을 돌파했다. 일 평균 방문자 수가 1000명이 넘는다. 대중적으로 이름이 잘 알려진, 유명 기업 CEO 블로그들의 일 평균 방문자가 100명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단연 독보적이다.

강 원장은 2004년 6월, 병원장으로 취임하면서 ‘국내 최초의 디지틀 병원’을 어떻게 홍보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IT와 인터넷 관련 서적을 사서 공부까지 하면서 내린 결론이 네티즌을 잡아야 한다는 것. 구체적으로 병원의 공식 홈페이지와 의사 개개인의 블로그 동시 활성화를 목표로 삼았다.

일단 ‘구글(Google)’만큼 심플하고 ‘독특한’ 홈페이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문제는 의사들 개인 블로그였다. 딱딱한 공식 홈페이지와 달리, 말랑말랑하고 사람 냄새 나는 블로그를 통해 네티즌과 대화할 필요가 있었지만 의사들은 너무 바빴다. 하는 수 없이 강 원장은 CEO인 자신을 팔기로 했다. 1차적으로 원장이 가장 좋은 ‘상품’인데다, 원장이 나서야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홍보팀과 머리를 맞대고 앉아 메뉴를 구성했다. 개인 근황과 건강 비법 등 강 원장 자신과 관련된 메뉴는 물론이고 네티즌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코너를 만들었다. 인기를 끌고 있는 동영상 UCC 코너도 그 중 하나다.

또 ‘병원장답게’ 최신 의학 정보와 건강상식들도 매일 업데이트하고 있다. 하루 종일 블로그에만 매달려 있을 수 없어 강 원장은 주로 개인 안부 글과 질문에만 답하고, 나머지 업무는 홍보팀이 맡고 있다.

강 원장은 “취직을 시켜 달라거나 병원비를 깎아 달라는 개인적 부탁을 올릴 정도로 네티즌과 스스럼없이 대할 수 있게 됐다”며 “거리감이 많게 느껴졌던 대학병원 원장과 가깝게 만날 수 있어 네티즌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홍보는 현대 기업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며, 가장 중요한 ‘홍보거리’는 바로 CEO다”며 “계속 변화하는 ‘닥터 강 블로그’를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부탁했다.

/ 글·사진=임호준 헬스조선 기자 hjl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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