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 선수..예전 LG 뛸 때부터 괜찮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근래에 들어서 계속 안 보이길래 이대로 무너지는 줄 알았으나,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확실하게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뭐..SK를 그닥 좋아라 하지 않는 박군으로서는 좀 얄밉긴 하다만..ㅎㅎ
어쨌든 기사 내용 중에 저 말은 정말 멋지다..

롯데 젊은 애들..특히 기혁이랑 원석이..좀 배워라..앙?? ㅡㅠ

"야구 선수가 창피한 건 야구를 못할 때지 폼은 중요하지 않다. 야구만 잘할 수 있다면 창피한 건 얼마든 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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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과 한국시리즈 그리고 짧게 쥔 방망이
입력 : 2007-10-27 11:32:48
김재현이 4차전서 홈런을 친 뒤 환호하고 있는 모습.      사진=SK와이번스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SK 김재현(32)과 2002년 한국시리즈(당시 LG 소속)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다. 고관절 괴사증 판정을 받고 수술을 앞두고 있던 김재현은 뛸 수 없는 몸을 하고도 한국시리즈 출전을 강력하게 희망했다.

김성근 당시 LG 감독은 이를 받아들였다. "어쩌면 저 애한테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때문이었다.
 
비록 시리즈는 LG의 패배로 끝났지만 6차전서 2루타성 적시타를 치고 절뚝이며 1루까지 나가던 모습은 아직도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남아 있다.

사람들의 기억은 여기까지다. 그러나 김재현에게 2002년 한국시리즈는 또 다른 의미로 남아 있다. 그가 본격적으로 방망이를 짧게 잡고 치게 된 전환점이었기 때문이다.

김재현은 야구를 처음 시작할때 부터 중심 타자였다. 초등학교 5학년때는 감독이 그에게 선수 선발에 대한 의견을 물었을 정도다.

홈런왕 수준은 아니었지만 그는 늘 타선의 중심에 있었다. 언제든 한방을 때려낼 수 있는 장거리 타자의 이미지가 있다.

장거리 타자들은 한껏 방망이를 길게 틀어쥐는 것이 보통이다. 최고의 장수가 긴 칼을 자존심으로 여기는 것과 비슷하다. 김용달 LG 타격 코치는 "선수들은 짧게 쥔 방망이를 원하지 않는다. 나도 은퇴한 뒤에야 그게 훨씬 편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김재현은 모양새 보다는 실리를 택했다. 전광석화처럼 빠른 스윙은 김재현의 트레이드 마크. 자신의 장기를 살리기 위해선 방망이를 짧게 쥐는 것이 유리하다는 걸 느끼게 됐고 주저 없이 변화를 택했다.

한번은 그에게 "짧게 잡고 치는 것에 대한 주위의 시선이 신경쓰이지 않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의 대답은 얼굴만큼이나 멋있었다. "야구 선수가 창피한 건 야구를 못할 때지 폼은 중요하지 않다. 야구만 잘할 수 있다면 창피한 건 얼마든 참을 수 있다."

물로 그에게도 폼에 신경이 쓰이던 시절이 있었다. 잘 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멋있게 보이는 것도 필요하다 여겼다. 그러나 이젠 다르다. "그래봐야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많다"는 것이 김재현의 깨달음이다.

김재현은 자존심이 강한 선수다. 겉으론 매우 강한 척 하지만 속은 여리고 예민하다. 그러나 야구에 있어 그에게 모양새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는 '진짜 자존심의 의미를 잘 아는 선수'다.

김재현은 올시즌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부상과 부진이 거듭되며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자존심에 큰 상처가 난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그는 묵묵히 칼을 갈았다. 김성근 감독도 김재현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5년만의 한국시리즈서 김재현은 또 하나의 작은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시리즈서는 김재현이 큰 일을 해낼 것"이라는 김성근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며 중심타자 몫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4차전서는 승리에 결정타가 된 홈런포까지 쏘아올렸다. 물론 홈런 칠 때도 톱타자급으로 짧게 방망이를 틀어쥐고 있었다.

평소보다 더욱 짧아진 듯한 그립 위치는 그의 각오가 얼마나 독하고 단단한지 느낄 수 있게 한다. 김성근 감독은 그런 김재현에게 "이제 완전히 옛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말로 고마움을 대신했다.

*덧붙이기 : 김재현의 짧은 방망이 그립은 SK에 또다른 힘(?)도 됐다.

SK 외야수 박재상이 2군에만 머물러 있던 시절 일화다. 하루는 그의 아버지가 박재상을 불러놓고는 대뜸 물었다. "너 김재현이 보다 야구 잘하냐." 박재상은 손사래를 치며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다"고 답했다.

아버지는 엄한 얼굴로 말했다. "근데 네가 뭐라고 방망이를 그렇게 길게 잡고 치냐. 김재현이 방망이 잡는 거 안 보이냐." 박재상은 이후 한 없이 길게 잡았던 그립 위치를 위로 조금 당겼다.

그리고 올해 그는 일약 팀의 주축 선수로 성장하며 10개의 홈런과 22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호타 준족'으로 가는 징검다리를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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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but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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