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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고시생의 비애

2007/04/13 01:22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나도 당장 내년에 1차 합격이 안 되면, 이 상황으로 접어드는 게지..
내년에 울지 않기 위해서, 오늘 또 하루를 열심히 보내자..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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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늦은 밤, 신림9동의 각종 호프집이나 토킹바를
들여다보자.. 아직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들 대개는 30대 고시생들이다. 물론, 걔중엔
40대도 있겠지..

신림동 각 독서실이나 스터디건물 주변에 가보면
하루 그 어느때라도 삼삼오오 건물주변에 서서,
또는 앉아서 담배를 피며, 혹은 커피를 마시며 담소
를 나누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 역시 대개는 30대 고시생들이다.

독서실 휴게실로 가보자.

뉴스란 뉴스는 다 챙겨보며, 각종 스포츠중계는
빠짐없이 즐겨보는 사람들이 꼭 있게 마련이다.

독서실 좌석에 있는 시간보다, 독서실 휴게실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은 사람들.. 이들 역시 대개는
30대 고시생들이다..


왜 30대 고시생들은 이래야만 할까..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만들었나..


30대는 외롭다. 고독하다. 죽을 만큼,숨을 쉴 수
없을 만큼 외롭다.

30대 고시생들은 고시에 올인한 사람들이다.
그들에겐 다른 가능성이 없다. 오직 고시뿐이다.
20대 아이들처럼, 좀 해보다 안되면 취직하지 뭐..
란 생각은 이미 접은 지 오래되는 사람들뿐이다.
오히려 그들은 하다가 안되면 죽어야지..란 생각을
할 지도 모른다.

그들은 가족이 있건 없건, 결혼을 했건 안했건
고독하다. 가족이 있어도 가족들로부터 천덕꾸러기
취급받아서 고독하고..가족이 없으면 없어서 당연
히 고독하다.

결혼을 했어도 와이프앞에서 고개를 제대로 들 수
가 없어서 고독하고..결혼을 안했으면 안해서 고
독하다.

그들은 친구들과도 연락이 끊긴지 오래다.
친구들 결혼식이 있어도 떳떳하게 갈 수 없고,
친구들간 모임이 있어도 참석하기 민망하다.
그러니..자연스레 친구들로부터도 멀어진다.

그들에겐, 세상과 통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신문과 뉴스뿐이다. 그래서 그들은 각종 신문을
모두 탐독하며, 뉴스란 뉴스는 다 챙겨본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을 차별하지 않고, 속이지 않
으며, 그 어떤 사회적 잣대도 필요없는 스포츠중
계를 즐겨본다. 각종 드라마에 나오는 변호사,
의사 등 화려한 전문직들..일도 별로 안하는 것
같은데 승승장구하는 로펌변호사..연수원을 미련
없이 뛰쳐나와 대기업으로 들어가서 중요한 직책을
바로 맡아버리는 수퍼맨들..이런 화면들보단 그래도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오직 룰과 몸으로만 승부하는
스포츠가 아무래도 보기 마음 편할 것이다.


1차 한두번 떨어지다가 서너번째 합격하고, 2차
기득권으로 떨어지면 바로 5년이 지나가 버린다.

무슨 말일까?


남자가 군대다녀와서 마음잡고 고시공부시작하면
스물 대여섯이다.

그래서 한두해 떨어지다가 1차 붙어서 2차를 보게
되었지만, 붙는 사람보단 떨어지는 사람이 더 많은
2차시험에서 혹 떨어지게 되면..금새 서른이 넘어
가게 된다는 얘기다.

2차 낙방후 두달남짓 공부해서 보게되는 1차시험에
바로 붙게 되면..그나마 그래도 다행이지만..
기득권으로 낙방한 사람 중 바로 1차에 붙는 사람
보다 떨어지는 사람이 더 많은 법..보다 많은 사람
들이 1차에서도 낙방의 쓴 맛을 맛보게 된다.

이렇게 되면 바로 서른을 훌쩍 넘기게 된다.

자..

위의 예를 든 경우를 한번 찬찬히 보기 바란다.

그들이 농땡이를 피웠나?

그들이 인생 쓰레기인가?

그들을 스터디에 끼워주면 스터디분위기를 해칠 것
같나?

그들과 같은 경우가..당신들 20대와는 결코 무관한
일일 것 같나?


물론, 자유다. 20대끼리 스터디하건, 30대끼리
스터디하건, 그 누가 강요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어쨌든, 30대 고시생들을 쓰레기 취급
하지는 마라.

최소한, 당신들보다 많은 것을 경험하고, 먼저
그 길을 걸어본 사람들이다. 30대들을 바라보면서
한심해하기보다는..그들을 바라보며 아, 보다 긴장
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다지길
바란다.

당신들도 예외가 아니다.

당신들은 절대 안떨어질 것 같고, 반드시 붙을 것
같지만..인생은 그런게 아니고, 고시도 그런 게 아
니다. 붙는 사람보다 떨어지는 사람이 절대다수인
시험이 바로 고시다.


그리고..

30대 고시생들..

다시한번 일어서자.

죽도록 힘들겠지만..이를 악물고 일어서자.

세상에, 우리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자.

당당히 그들속으로 들어가자. 우리는 떳떳하다.

단, 열심히 살자.

매너리즘에 빠져서 느릿느릿 걷지말고, 여기저기
구석에서 쳐져있지말고, 빠릿빠릿 움직이자.

우리에겐 실력이 있다. 집중만 하면 된다.
단 몇달이라도, 미친듯이 공부하자. 처음 시작할
때 그 마음..하루 14시간식 공부하던 그 때를 떠
올리며, 하루 7시간이라도 공부하자. 그러면 고득점
으로 합격한다. 최소한 1차는 붙을 수 밖에 없다.

운이 없어서 떨어지는게 아니다.

공부를 열심히 안해서 떨어지는 것이다.

자기합리화보다는 무서우리만치 냉정한 자기평가를
하자. 자신의 하루 생활을 돌아보자. 과연 운이
없어서 떨어진건지..성실하지 못해서 떨어진 건지..

술 좀 그만 마시자.

피씨방도 쳐다보지도 마라.

독서실에서 자리를 지키자. 왜 돌아다니나..


반드시 붙는다. 하루 7시간만 확보하면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시험이다.

건방떨지말고 기본강의 테입도 듣자. 지겹다고
생각말고, 아는 건 다시한번 확인하고, 모르는 것
은 "이런 건 안나와"라고 무시하지말고, 반드시
나온다고 생각하며 받아적자.

진도별 모의고사도 학원다니면서 풀자.
돈없다고 나중에 문제지구해서 풀어야지..라는 생
각으로 우리들이 버린 돈이 벌써 수천만원이다.

정회철저가 잘나왔느니..하며 책수집하지말고, 겸허
하게 황남기로 가자.

이재상저니, 이재상케이스니 뻘짓하지말고, 쉽게
신호진으로 가자.

곽윤직,이영준, 민법주해,민법의 쟁점...
이런 책 뒤적이며 하루하루를 죽이지말고, 그냥
김형배 혹은 김준호저와 객관식판례집만 죽어라
반복하자.


그럼 붙는다. 우리들이 뭐가 부족한가..
이렇게 하면 붙는데도..안해서 떨어진다. 또 딴 짓
해서 떨어지고..어설프게 동차준비한답시고 쓸데
없는 케이스, 쓸데없이 후사법공부하며 가을을 맞
이해서 떨어지는 거다.

다시 일어서자.

울고 있지만 말고, 사주팔자 탓하지도 말며, 운을
탓하지도 말자.

말을 앞세우지 말고, 당장에 독서실 좌석부터 지켜
라. 이 책이 좋으니 저 책이 좋으니 시간보내지
말고, 아무 책이나 손에 쥐자. 그리고 읽자.

그럼 붙는다.


30대 고시생동지들아.

기운내자.

남들보다 몇년 늦게 붙었다해도, 그들보다 몇년 더
살면 된다. 그러니 건강도 챙기자. 아침 일찍 일어
나서 운동도 하자.

우리들 모두에게, 행운이 함께하는 내년시험이 되
길 진심으로 바란다.





2.



저는 29세때 이 세계에 입문했습죠.
그때 계획은 30세에 1차합격하고 31세에 2차합격해서
32세에 연수원에 들어가는것이었습니다.^^ 정말 자만했고
허무맹랑한 계획이었다는것은 몇년해보니 알겠더군요.
지금은 33세이고 이번에 1차합격했으니 그래도 만족합니다.
연수원에서야 만나이로 계산하니 31세(아직 생일안지났음)
에 1차합격한셈이지요.^^

그런데 재밌는것은 제가 29세때 사시에 입문했을때
제 후배녀석들(설법들입니다.)은 27세였었고, 그때
이미 1차에 합격해 있었던 상태였고, 한명의 선배는
그때 나이가 30세였고 마찬가지로 2차생이었죠.그런데
이 사람들 이번에 1차에도 합격못햇어요. 참 재미있죠.
사시라는게 몇년 뒤쳐진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것도
실감했구요.

지금 20대초중반분들(아직 군미필자분들)은 30대 고시생들을
보면 속으로 비웃는것 다 알고 있고 이해합니다. 저도 29세에
시작했을때에도 30대중반까지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 보면
고시폐인이라고 속으로 비웃었으니까요. 하지만 이 공부해보면
알겠지만 그리 호락호락한 시험은 아니라는것을 알게 될겁니다.
밑에분도 쓰셨지만 군필자들은 빨라봐야 26-27세에 이 공부
시작할텐데 1차 빨리 붙어봐야 29세,30세입니다.
2차유예때 떨어지면 정말 앞날 장담하기 어려운 시험이죠.
군미필자들도 22-23세때부터 시험준비해봐야 최종합격할때
쯤 되면 대부분 20대후반에 가까운 나이가 됩니다. 물론 이때
까지도 최종합격하지 못한 후배들 많이 봤습니다.(설법임에도
불구하구요) 20대후반쯤에 최종합격해서 연수원 2년 수료하고
군법무관 3년 갔다오면 어느덧 30대중반에 가까운 나이가 되지요.


누구나 다 마찬가지입니다. 사법시험이란게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운도 맞아떨어지면 30대초반에 판검사라는 타이틀을
달 수도 있겠으나 연수원생들의 말을 들어보니
33세에(우리나이로) 판검사 달아도 빠른편이라고 하더군요.
저도 그말 듣고 최선을 다해서 2차공부하고 있구요.
겸손만이 이 세계에서 조금더 빨리 벗어날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0대분들 패기있고 자신감있는것은 좋지만 항상 겸손하시고
더욱더 노력하시고 정진하세요. 나는 아닐거야라고 제외해
두지만 30대고시생이 바로 자신의 모습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게시판 글읽어보다 30대분들 힘내시라고 쓰다가 말이 길어
졌군요. 모두들 건승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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