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12일 (월) 19:45 미디어오늘
이재용은 어떻게 에버랜드를 접수했나
[미디어오늘 이정환 기자] 김용철 변호사가 12일 공개한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재산형성 관련 삼성그룹 내부 문건은 그동안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의 자녀들이 재산을 증여받는 과정에서 구조조정본부(전략기획실)의 치밀한 계획아래 삼성 계열사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이 회장과 이 전무 등에 대한 검찰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계열사들 일사불란하게 편법증여에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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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무는 1994년 10월 에스원 주식 12만2000주를 주당 1만9000원씩, 23억 원어치 사들였다. 에스원은 이듬해인 1995년 12월 기업공개를 위한 공모를 실시했고 공모가격은 주당 1만5000원이었다. 에스원은 1996년 1월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이 전무는 이 주식을 1996년 11월과 1997년 2월에 걸쳐 모두 매각했고 375억 원을 벌어들였다.
이 전무는 또 1994년 10월과 1995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삼성에버랜드 주식 34만주를 19억 원어치 사들였다.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사들이기도 했고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996년 12월 증권거래소에 상장됐고 이 전무는 이듬해인 1997년 2월, 이 주식을 모두 매각, 230억원을 벌어들였다.
이 전무가 이 두 회사 주식을 사고팔아 벌어들인 시세차익은 563억 원에 이른다. 이 전무는 이 돈으로 삼성SDS와 삼성전자, 삼성에버랜드, 제일기획 등 핵심 계열사들의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 사채 등을 사들여 지분을 늘렸다. 문건에 드러난 사실은 여기까지다. 모두 이미 확인된 사실들이다.
10만원 가치 에버랜드 주식 7700원에 인수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에버랜드 주식을 사들인 가격이다. 이 전무를 비롯해 이 회장의 네 남매는 각각 63만 주씩 주당 7700원에 이 회사 전환사채를 사들였다. 그런데 2년 뒤 삼성카드가 중앙일보사가 보유한 에버랜드 주식을 사들일 때는 10만 원을 치렀다. 1999년 삼성카드와 삼성SDI가 에버랜드 신주를 사들일 때 가격도 10만 원이었다. 이 전무 등이 턱없이 싼 가격에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사들였다는 이야기다.
이 사실은 이미 재판과정에서도 사실로 드러났고 박노빈 전 에버랜드 사장 등이 배임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 사건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이 전무는 에버랜드의 지분 25.1%를 확보하고 있다. 에버랜드는 삼성생명을 지배하고 삼성생명은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카드와 삼성SDI를 지배하고 있고 삼성카드와 삼성SDI는 각각 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을 지배하고 있다. 결국 에버랜드를 지배하면 이 모든 계열사들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라는 이야기다.
문건을 보면 "서울통신, 에버랜드, SDS 총 인수대금 약 10,783백만원, 에스원 주식 매각 대금과 거의 일치"라거나 "에스원 주식 매각과 서울통신 CB, 에버랜드 CB, SDS 실권주 인수와의 시기적 관련성" 등 일련의 주식을 사들이고 갈아타는 과정이 구조조정본부의 계획 아래 주도면밀하게 진행됐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한성대 김상조 교수는 "이 문건은 에버랜드 사건이 검찰에 고발된 뒤 이재용 전무가 검찰 조사를 받을 것을 대비해 삼성 구조조정본부가 주식 매입 매각 대금을 짜맞춘 것"이라고 반박했다. "당시 유학생 신분이었던 이 전무의 주식 거래에 구조본이 관여했고, 검찰 조사를 대비해 이에 대한 시나리오를 만들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검찰 조사 대비한 변론 자료일 뿐"
삼성은 즉각 반박자료를 내고 김 변호사가 공개한 문건은 "검찰 조사를 앞둔 2003년 10월경 법무팀 소속 엄대현 변호사가 당시까지 조사된 수사내용을 정리한 변론자료"라고 해명했다. 삼성은 "김 변호사가 그 동안 주장해 온 것처럼 이재용 전무의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사전기획 자료가 아니라 변론활동 과정에서 사후에 작성한 변론자료"라며 "이 전무의 재산형성 과정이 비자금과 불법에 의한 것이 아니라 명확한 자금의 흐름에 의한 결과라는 것을 오히려 이번 자료로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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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 기자, blac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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