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롯데 외국인 감독과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

롯데가 결국 자매구단인 일본의 지바 롯데 마린스를 벤치마킹. 외국인 감독 선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태 수석코치 체제로 마무리 훈련이 계속되는 비상식적 운영 속에서 새 사령탑 선임이 늦춰지며 여러가지 소문이 나돌더니 결국은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 탄생이 임박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보비 밸런타인 감독이 2005년 지바 롯데의 우승을 이끌었듯 롯데는 새 감독으로 유력한 지바 롯데 프랭크 럼팬 벤치코치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제까지 롯데 구단이 보여준 이해할 수 없는 행태. 그리고 그룹 고위층 파워게임 양상으로 진행된 감독 선임 과정 등을 봤을 때 비관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2005년의 전철을 되풀이 하는 롯데

강병철 전 사령탑에 앞서 롯데를 맡았던 양상문 현 LG 투수코치는 2005년말 경질됐다. 2년간 팀을 맡으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았음에도 현 하영철 사장은 시간만 질질 끌다 강병철 전 감독으로 교체했고 결국 이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쓰디 쓴 좌절로 이어졌다. 당시 롯데는 마무리 훈련을 의욕적으로 하고 있던 양 전 감독에게 경질을 통보하면서 통상적으로 새 감독에게 마무리 훈련을 맡기는 '기본적인 운영'도 하지 못했다. 올해는 더욱 심하다. 마무리 훈련이 '선장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게 벌써 한달이 훌쩍 넘었다. 12월에는 8개 구단 모두 구단이 주도하는 훈련을 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은 터라 새 감독이 오더라도 올해 선수단을 파악할 시간조차 충분치 않다. 외국인 감독이라면 그 정도는 더욱 심할 수밖에 없다.

◇그룹 고위층의 파워게임?

럼팬을 사령탑으로 모셔(?) 오는데 가장 큰 목소리를 낸 건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차남이자 지바 롯데의 구단주인 신동빈 부회장이라는게 정설. 지바 롯데는 매년 호주에 훈련 캠프를 차리면서 그 쪽 야구인들과 적잖은 친분을 갖고 있고 그래서 한 때 존 디블 호주대표팀 감독을 한국 롯데 사령탑에 앉히기 위한 작업에 들어가기까지 했다. 무엇보다 한국에 적잖은 '감독 후보군'이 있음에도 결국 외국인 감독으로 가닥을 잡은 건 신동빈 부회장과 신동인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 대행의 보이지 않는 '힘 겨루기'에서 신동인 구단주 대행이 밀렸다는 분석이다. 신 구단주 대행은 신동빈 부회장과 6촌 형제사이지만 실제로는 구단 운영에 대한 시각이 다른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이 " 롯데가 외국인 감독을 데려오기로 한 건 두 사람의 파워게임에서 결판이 난 것으로 보인다 " 고 말하는 건 그래서다.

◇한국 롯데는 허수아비?

하영철 사장은 페넌트레이스 종료 시점서 가진 인터뷰에서 " 최대한 빨리 새 감독 문제를 매듭짓고 프리에이전트(FA) 영입 등을 통해 전력 보강을 하겠다 " 고 밝혔으나 이는 이미 물건너 간지 오래다. 구단을 책임지는 사장으로서 " 조만간 새 감독을 발표하겠다 " 는 원론만 밝혔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어쩌면 하 사장이 힘 쓸 수 없는 '고위층'선에서 감독 이야기가 오고가면서 하 사장 운신의 폭은 불가피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평소 '구도'로 불리는 막강한 부산 팬들을 등에 업고 있지만 팬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제대로 된 마케팅조차 하지 못하는 롯데 프런트로선 더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다.

오키나와(일본) | 김도헌기자 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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