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FA 몸값으로 재구성한 '포지션 베스트10'

[마이데일리 = 고동현 객원기자] 바야흐로 FA의 계절이다.

2007 프로야구는 막을 내렸지만 12월 1일부터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아시아 예선과 더불어 김동주를 비롯한 FA 선수들의 거취가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FA 빅 3'로 불리던 조인성이 원소속팀인 LG와 계약한 가운데 김동주와 이호준의 종착지가 어디가 될 것인지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그렇다면 역대 포지션별 FA 최고 몸값으로 재구성한 베스트 10은 어떻게 될까. 몸값 기준은 해당선수가 모든 조건을 충족시켜 최고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 박진만, 김한수, 박종호… 삼성이 독점한 내야

최근들어서는 주춤하지만 한 때 삼성은 FA의 큰 손으로 통했다. 과거 삼성이 계약했던 금액은 현재까지도 포지션별 FA 최고 몸값에서 많은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 지명타자를 포함한 10개의 포지션 중 5개 포지션이 삼성이 행했던 FA 계약이다. 특히 내야는 삼성 선수들이 독식하다시피 했다.

2004시즌 종료 후 삼성은 당시 현대 소속이던 심정수와 박진만이라는 두 거물과의 계약에 성공했다. 삼성은 2004년 11월 23일 심정수, 박진만과의 계약을 동시에 발표하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삼성이 공격적으로 선수들을 영입하던 시기이기는 하지만 그 해 한국시리즈 맞상대였던 팀에서, 그것도 가장 핵심적인 두 선수를 데려왔다는 점에서 적잖은 충격이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몸값이었다. 심정수의 몸값은 4년간 최대 60억원. 2004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계약하며 정수근이 받았던 6년간 최대 40억 6천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였다. 비록 심정수에 가려지기는 했지만 박진만의 몸값도 만만치 않았다. 박진만은 4년간 최대 39억원에 계약하며 거액을 챙겼다. 그 후 박진만은 2005년과 2006년 소속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하며 몸값을 톡톡히 하기도 했다.

박진만 외에도 FA 최고 몸값으로 이뤄진 내야는 삼성의 독차지다. 삼성은 심정수, 박진만을 영입하기에 앞서 현대에서 박진만과 키스톤 콤비를 이뤘던 박종호를 2004시즌을 앞두고 FA로 영입했다. 박종호의 계약금액은 4년간 최대 22억원. 박종호는 삼성 이적 후 2년간 비교적 제 몫을 해냈다. 하지만 지난 해부터 부상과 부진이 겹쳐 2006시즌에는 104경기에 출장해 타율 .238 1홈런 30타점 22득점에 그쳤고 올시즌에는 단 17경기 출장에 타율 .185만을 기록했다.

3루수 역시 삼성의 차지였다. 삼성은 2004시즌 종료 후 심정수와 박진만을 영입하기에 앞서 소속팀 FA 선수였던 김한수를 잡는데 거액을 쏟아 부었다. 당시 김한수의 계약 조건은 4년간 최대 28억원. 야구계의 소리없이 강한 남자로 통하던 김한수였지만 FA 몸값만큼은 누구보다 화려했다. 김한수는 FA 계약 첫 해이던 2005시즌에 타율 .293 15홈런 73타점으로 선전했다.

하지만 박진만의 영입과 함께 2004년까지 유격수로 뛰던 조동찬이 3루수로 이동하자 포지션 연쇄 이동이 발생했고 김한수는 1루수로 포지션을 이동했다. 김한수의 FA 계약에는 3루수로의 활약이 크게 작용했지만 정작 FA 계약 첫 해 김한수의 포지션은 1루수가 됐다. 공수를 겸비한 3루수였던 김한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한편 김동주가 한국 프로야구에 잔류할 경우 김한수가 차지하고 있던 3루수 최고 몸값 주인공은 바뀔 전망이다. 이 밖에 지명타자 자리 역시 2002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4년간 최대 27억 2천만원에 계약한 양준혁이다.

내야 중 유일하게 다른 팀이 차지한 포지션은 1루수 자리다. 주인공은 장성호(KIA). 장성호는 2006시즌을 앞두고 원소속팀 KIA와 FA 계약을 마치며 4년간 최대 42억원이라는 거액을 이끌어냈다. 계약금 18억원, 연봉 총액 20억원 등 보장된 금액만 38억원이었다. 이는 2004시즌을 앞두고 삼성에서 KIA로 팀을 옮기며 마해영이 받았던 4년간 최대 28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였다.

▲ FA 시장의 은근한 큰 손 LG…투수와 포수 포지션 FA 최고 금액

삼성과 함께 FA 시장의 큰 손으로 군림했던 팀이 LG다. 삼성이 최근 들어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반면 LG는 FA 시장이 생긴 이후 꾸준히 대형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홍현우로 시작한 FA 악몽은 아직까지 완전히 씻지 못했다.

LG는 2001시즌을 앞두고 해태 소속이던 홍현우를 4년간 최대 18억원에 계약했다. 최근 계약 액수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지만 당시로는 깜짝 놀랄만한 액수의 계약이었다. 하지만 홍현우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다가 친정팀 KIA로 복귀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은퇴했다. 이후 LG는 2004시즌을 앞두고 KIA 소속이던 진필중과 4년간 최대 30억원에 계약했지만 또다시 실패로 막을 내렸다.

2시즌간 숨을 고른 LG는 2007시즌을 앞두고 박명환을 거액에 영입해 또다시 화제를 일으켰다. 계약금 18억원과 연봉총액 20억원 등 보장액만 38억원. 옵션 2억원까지 포함하면 40억원에 이른다.

LG는 내년 시즌을 앞두고 소속팀 FA이던 포수 조인성과 지난 17일 계약했다. 3+1 계약으로 이뤄진 이번 계약은 조인성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킨다면 최대 34억까지 받을 수 있다. 이는 FA 포수 중 역대 최고액이다. 기존은 2007시즌을 앞두고 진갑용이 원소속팀 삼성과 했던 3년간 최대 26억원. 이로써 LG는 투수와 포수 포지션 모두에서 FA 최고 몸값 선수들을 보유하게 됐다.

이 밖에 외야 FA 최고 몸값은 심정수 외에 정수근, 박재홍이 자리하고 있다. 2004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FA 계약한 정수근은 계약금 12억 6000만원과 연봉총액 19억원, 옵션 6억원, 4년 후 FA 포기 보상금 3억원 등 최대 40억 6천만원에 계약해 많은 화제를 일으켰다. 하지만 정수근은 롯데 이적 후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2006시즌을 앞두고 원소속팀 SK와 계약한 박재홍은 최대 4년간 30억원이지만 2+2라는 독특한 조건의 계약을 했다. 박재홍은 계약금 5억원, 연봉 4억원, 옵션 1억원 등 첫 2년간 최대 15억원이었으며 조건을 충족시킬 경우 이후 2년간 동일한 계약내용을 갖는 FA 계약을 했다.

▲ FA 몸값으로 재구성한 포지션 베스트 10 (몸값 기준은 계약 조건을 모두 충족시킬 때 받는 최대 금액)

투수: 박명환(두산→LG, 2007) 4년간 계약금 18억원, 연봉 5억원, 옵션 2억원 등 최대 40억원

포수: 조인성(LG 잔류, 2008) 3년 계약 후 조건 충족시 1년 추가 자동계약. 계약금 12억원, 연봉 4억원, 플러스 옵션 첫 3년간 2억원씩

1루수: 장성호(KIA 잔류, 2006) 계약금 18억원, 연봉 총액 20억원, 옵션 2억원 등 최대 42억원

2루수: 박종호(현대→삼성, 2004) 계약금 9억원, 연봉 2억 2천 5백만원, 플러스 옵션 4억원 등 최대 22억원

3루수: 김한수(삼성 잔류, 2005) 계약금 10억원, 연봉 4억원, 옵션 매해 5천만원 등 최대 28억원

유격수: 박진만(현대→삼성, 2005) 계약금 18억원, 연봉 총액 17억원, 플러스 옵션 매해 1억원, 마이너스 옵션 매해 1억 5천만원 등 최대 39억원

외야수: 심정수(현대→삼성, 2005) 계약금 20억원, 연봉 총액 30억원, 플러스 옵션 매해 2억 5천만원, 마이너스 옵션 매해 2억 5천만원 등 최대 60억원

외야수: 정수근(두산→롯데, 2004) 계약금 12억 6천만원, 연봉 19억원, 옵션 6억원, 4년 후 FA 포기 보상금 3억원 등 최대 40억 6천만원

외야수: 박재홍(SK 잔류, 2006) 계약금 5억원, 연봉 4억원, 옵션 1억원 등 첫 2년간 15억원, 조건 충족시 같은 계약내용으로 2년간 추가 계약. 총 30억원

지명타자: 양준혁(LG→삼성, 2002) 계약금 10억원, 연봉 3억 3천만원, 플러스 옵션 4억원, 마이너스 옵션 6억원 등 최대 27억 2천만원

[프로야구 역대 최고 FA계약을 가지고 있는 삼성 심정수. 사진=마이데일리 DB]

(고동현 객원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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