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 리먼브러더스 인수 왜 중단했나>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09.10 20:37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산업은행이 10일 미국의 투자은행(IB)인 리먼브러더스 지분 인수 협상을 중단했다고 밝히면서 그 배경과 함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인지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한 줄짜리 보도자료를 내 "현 시점에서 리먼브러더스와 거래조건에 이견이 있고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해 협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산업은행과 리먼브러더스는 지난달 초에도 한 차례 협상을 중단했다가 월 말에 재개한 바 있다.
금융계에서는 9월 위기설이 나올 정도로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가운데 리먼브러더스가 요구하는대로 6조원(약 60억달러)에 달하는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정부 안팎의 반대가 산업은행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 협상 왜 중단했나
협상이 중단된 것은 산업은행과 리먼브러더스 간에 가격이나 부실규모 등 거래 조건에 대해 의견이 달랐고 국내에서 반대 목소리가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민유성 행장은 "양측간 의견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아 협상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미국 서브프라임(비우량담보대출) 사태로 인해 국내외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태이고 특히 국내에서는 불안심리가 팽배한 상황에 해외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많았다.
금융위원회 전광우 위원장도 지난 8일 브리핑에서 "인수합병(M & A)은 조건이 안 맞으면 중단했다가 여건이 성숙하면 다시 추진할 수도 있다"며 "현재 금융시장 여건 하에서는 매우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말께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자 민 행장은 "민간은행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해법을 밝혔으나 각 은행들이 일제히 공식 부인하면서 길이 막혔다.
◇ 협상 어떻게 진행됐나
리먼브러더스는 서브프라임 사태로 손실이 발생하는 등 궁지에 몰리자 하나은행에 투자를 제안했으나 거부당했다.
곧이어 지난 6월에는 리먼브러더스 서울지점 대표 출신인 민 행장이 내정자로 있던 산업은행에 지분 20%를 인수해 재무적 투자자가 될 것을 제의했으나 역시 거절당했다.
이후 처지가 더욱 어려워진 리먼브러더스가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제안을 해오자 협상을 시작했고 산업은행은 미국의 리먼브러더스를 방문해 보름간 실사도 벌였다.
그러나 8월 초께 부실 규모와 가격 등에 대한 이견으로 인해 한 차례 협상을 중단했다가 월 말께 다시 대화를 시작했다.
산업은행은 리먼브러더스를 배드뱅크(부실자산)와 굿뱅크(우량자산)로 분리한 뒤 굿뱅크의 지분 25% 이상을 60억달러에 인수해 경영권을 갖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또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리처드 펄드 회장을 유임시키는 전략도 세웠다.
그러나 의견 차이와 여론 악화 등으로 인해 협상이 순조롭지 않았다. 민 행장은 "여러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뒤 오늘 오후 협상의 중단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 "'END'가 아니라 'HOLD'"
산업은행은 협상이 중단됐다고 밝혔지만 이전에도 중단한 뒤 재개한 적이 있고 민 행장이 월가의 투자은행을 인수하는데 애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민 행장은 "일단 현재 상태로는 협상이 중단(HOLD)됐다"며 "다만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끝났다(END나 DROP)' 말 대신에 '현 시점에서 중단(HOLD)'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시점에서는 주변 여건이 성숙치않아 협상을 중단했으나 국내 금융불안이 해소되고 리먼브러더스의 시장 가격이 더 떨어지는 등 여건이 조성되면 다시 인수를 추진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민 행장은 리먼브러더스가 굴지의 투자은행으로 한국 금융산업의 도약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리먼브러더스를 인수하려는 것은 선진금융 기법을 배우자는 측면도 있지만 월가가 갖고 있는 금융 노하우와 방대한 정보가 보물"이라고 강조했다.
merciel@yna.co.kr
(끝)
< 긴급속보 SMS 신청 >
< 포토 매거진 >
< 스포츠뉴스는 M-SPORTS >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한 줄짜리 보도자료를 내 "현 시점에서 리먼브러더스와 거래조건에 이견이 있고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해 협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산업은행과 리먼브러더스는 지난달 초에도 한 차례 협상을 중단했다가 월 말에 재개한 바 있다.
금융계에서는 9월 위기설이 나올 정도로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가운데 리먼브러더스가 요구하는대로 6조원(약 60억달러)에 달하는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정부 안팎의 반대가 산업은행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 협상 왜 중단했나
협상이 중단된 것은 산업은행과 리먼브러더스 간에 가격이나 부실규모 등 거래 조건에 대해 의견이 달랐고 국내에서 반대 목소리가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민유성 행장은 "양측간 의견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아 협상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미국 서브프라임(비우량담보대출) 사태로 인해 국내외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태이고 특히 국내에서는 불안심리가 팽배한 상황에 해외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많았다.
금융위원회 전광우 위원장도 지난 8일 브리핑에서 "인수합병(M & A)은 조건이 안 맞으면 중단했다가 여건이 성숙하면 다시 추진할 수도 있다"며 "현재 금융시장 여건 하에서는 매우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말께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자 민 행장은 "민간은행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해법을 밝혔으나 각 은행들이 일제히 공식 부인하면서 길이 막혔다.
◇ 협상 어떻게 진행됐나
리먼브러더스는 서브프라임 사태로 손실이 발생하는 등 궁지에 몰리자 하나은행에 투자를 제안했으나 거부당했다.
곧이어 지난 6월에는 리먼브러더스 서울지점 대표 출신인 민 행장이 내정자로 있던 산업은행에 지분 20%를 인수해 재무적 투자자가 될 것을 제의했으나 역시 거절당했다.
이후 처지가 더욱 어려워진 리먼브러더스가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제안을 해오자 협상을 시작했고 산업은행은 미국의 리먼브러더스를 방문해 보름간 실사도 벌였다.
그러나 8월 초께 부실 규모와 가격 등에 대한 이견으로 인해 한 차례 협상을 중단했다가 월 말께 다시 대화를 시작했다.
산업은행은 리먼브러더스를 배드뱅크(부실자산)와 굿뱅크(우량자산)로 분리한 뒤 굿뱅크의 지분 25% 이상을 60억달러에 인수해 경영권을 갖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또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리처드 펄드 회장을 유임시키는 전략도 세웠다.
그러나 의견 차이와 여론 악화 등으로 인해 협상이 순조롭지 않았다. 민 행장은 "여러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뒤 오늘 오후 협상의 중단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 "'END'가 아니라 'HOLD'"
산업은행은 협상이 중단됐다고 밝혔지만 이전에도 중단한 뒤 재개한 적이 있고 민 행장이 월가의 투자은행을 인수하는데 애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민 행장은 "일단 현재 상태로는 협상이 중단(HOLD)됐다"며 "다만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끝났다(END나 DROP)' 말 대신에 '현 시점에서 중단(HOLD)'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시점에서는 주변 여건이 성숙치않아 협상을 중단했으나 국내 금융불안이 해소되고 리먼브러더스의 시장 가격이 더 떨어지는 등 여건이 조성되면 다시 인수를 추진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민 행장은 리먼브러더스가 굴지의 투자은행으로 한국 금융산업의 도약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리먼브러더스를 인수하려는 것은 선진금융 기법을 배우자는 측면도 있지만 월가가 갖고 있는 금융 노하우와 방대한 정보가 보물"이라고 강조했다.
merciel@yna.co.kr
(끝)
< 긴급속보 SMS 신청 >
< 포토 매거진 >
< 스포츠뉴스는 M-SPORTS >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관련기사|산은-리먼브라더스 인수협상
Trackback
Trackback Address :: http://raphael915.cafe24.com/trackback/1042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