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식 법치, 누구를 위한 것인가

[법치의 표리(表裏)]<5>"법치의 몰락을 개탄한다"



'이명박식 법치'의 실례

30%대의 '묻지마' 지지층에 기반한 '소수파'인 이명박 정부의 단골정책은 법질서확립이다. 이른바 근대사회의 최대의 성취물인 법치를 제대로 하겠다고 줄기차게 다짐한다. 헛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권력의 첨단인 검찰과 경찰의 공안팀이 바지런히 움직인다.

재야논객 미네르바를 허위사실 유포의 혐의로 구속하였다. 촛불시위의 '배후세력'을 색출하려 혈안이 되었다. 반북성향의 대학교수를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하려 했고 보안사범의 검거율을 높인다고 인사고과반영율을 조정하기도 한다. 집시법을 엄격적용하며 무관용정책을 주요과제로 설정하다 경찰관과 시민의 목숨을 앗아간 용산참사를 빚기도 했다.

검경의 공안부서만 바쁜 것이 아니다. 여당은 주요 입법과제로 사이버모욕죄의 신설을 추구하고 있으며 다양한 인터넷포탈의 규제정책을 모색하고 있다. 대통령의 측근으로 방통위나 YTN의 장으로 삼더니 방송법 등 미디어관련법을 개정하려고 입법전쟁을 수행중이다. 결국에는 촛불시위에 대한 법적용을 둘러싸고 법원장이 재판에 개입하는 사태까지 초래되었다.


▲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뉴시스

법치, 인치의 실패에 대한 인류의 대안

사실 법질서의 확립, 즉 법치는 모든 국민이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다. 우리가 공동체를 꾸리고 사는 것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상태'인 야만의 시대를 합리적 질서속에 시민의 자유와 권리가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문명의 시대로 전화시키기 위한 결단이다. 그 핵심이 자의적인 지배가 아닌 법의 지배, 법치임은 췌언이 불필요하다.

법치는 전근대사회의 정점이었던 절대왕정기가 적나라하게 보여준 인치(人治)의 실패에 대한 인류의 대안이었다. 권력자의 기분에 따라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게 법을 정하고 적용하는 한 법의 적용대상인 백성들의 생활이 안정적일 수 없다. 예견가능성을 가진 성문화된 법에 따라 시민의 행위준거로 삼게 하는 것이 근대법을 통해 인류가 추구한 가치질서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법질서확립정책을 받아들이는 국민들의 폼세가 영 심드렁하다. 왜일까? 두 말 할 것도 없이 법치의 기본 정신이 없는 사이비 법치이기 때문이다. 법치는 단순히 법에 의한 지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법의 내용이 공동체의 구성원들의 공동선에 어긋나지 않을 것을 요구한다. 나치의 전횡을 겪으면서 실질적 법치의 개념을 현실화해간 독일의 경험이나 실체적 적법절차(substantive due process of law)의 개념을 통해 반인권적 악법과 관행에 헌법심사의 철퇴를 구축한 미국의 경험이 그 결정판이다.

우리의 경우는 헌법의 체계속에서 이러한 실질적 법치의 정신을 구체화하고 있다.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보장할 의무가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리고 제11조부터 제36조에 걸쳐 세세한 기본적 인권의 목록을 제시하는 한편 제37조 제1항에서는 열거되지 않은 자유와 권리도 경시되지 아니함을 선언하고 있다. 더구나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과잉되지 않게 제한하여야 하고 그 형식은 법률에 근거하여야 하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본질적 내용은 침해할 수 없도록 국가권력 발동의 한계를 설정하고 있다.

법이 억압장치로 작동하는 사이비 법치

그런데 이명박 정부의 법치는 이런 실질적 법치에는 역행하는 사이비 법치에 불과하다. 정작 법의 엄정한 칼날을 휘둘러야 할 곳은 여러 가지 정상참작사유를 들먹이며 예외들이 만들어지는 반면 관용이 필요한 중간지대를 법의 제국으로 편입하려드니 국민들이 환영하기가 쉽지 않다.

수천억, 수조가 들먹여지는 경제사범들은 경제에 공헌한 치적을 이유로 줄줄이 양형이 감해지거나 사면된다. 돈 없고 '빽'없는 시민들이 인터넷을 통해 시절한탄으로 소일하는 것은 사회질서를 문란시키는 행위로 엄중단속된다.

이명박식 법치는 무엇보다도 국민의 자유가 원칙이고 그에 대한 제한은 예외적이고 엄격한 조건하에서 가능하다는 법치의 기본에 충실하지 못하다. 특히 공동체의 정치체제가 민주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는데 관건이 되기 때문에 그 어떤 헌법적 자유와 권리보다도 엄격한 보호를 받아야 하는 표현의 자유나 사상의 자유가 법질서확립의 주요 타겟이 되고 있다.

이명박식 법치에는 국민의 자유는 무질서로 간주되고 법은 자유의 보호장치가 아니라 그 억압장치에 불과하다. 대표적인 예가 야간집회시위를 금지하는 집시법 제10조의 경우이다. 이 법조항에 의해 평화집회를 열망하며 촛불을 꺼내든 대다수 시민의 자유는 단지 야간이라는 이유만으로 불법집회참가자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일부 폭력사태를 침소봉대하여 멀쩡히 평화집회를 추구하는 국민들을 범죄자로 몬다.

헌법이 명문으로 금지하는 집회에 대한 허가제는 집회의 성격상 부득이한 경우 신고한 야간집회에 대해서만 경찰관서장이 허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규정에 의해 현실상 현존하면서 시민들의 자유를 옥죈다.

헌법에 의하여 원칙적으로 보장되는 자유가 헌법의 하위규범인 법률에 의하여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예외적으로 경찰관서장의 처분하에서만 허용될 수 있다면 헌법은 법률의 장식물로 전락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어떤 현란한 조작적 헌법해석으로도 주객이 전도된 사이비법치의 본질을 바꿀 수는 없다.

제복 입으면 국민도 아니다?

군대불온서적 파동도 예외가 아니다. 멀쩡한 학술서적이나 대중서가 '불온'서적으로 선정되어 군내반입이 금지되고 이런 부당한 조치에 대해 헌법이 정한 절차를 통해 구제를 신청하는 법무관들이 파면처분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군인은 제복을 입었을지언정 국민의 본질적 지위를 박탈당할 수 없다.

제복이 주는 특수신분적 성격 때문에 제복을 입지 않은 일반시민에 비하여 좀더 강화된 인권의 제약을 부과하는 것이 정당화될 뿐이다. 대학에서 강의의 교재로 통용되는 베스트셀러가 지참할 수 없는 금서로 지정되는 것은 제복을 입은 신분상의 특수성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더더구나 그러한 처분에 대해 헌법이 자랑스러이 마련한 헌법소원절차를 통해 시시비비를 따지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말 그대로 법치를 가장한 인치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다.

이처럼 가치전도된 사이비 법치의 그늘에 대못을 박는 것이 촛불사건에 대한 재판개입파동이다. 이 땅의 보수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들먹이는 자유민주질서의 핵심인 사법부독립을 훼손한 법관은 최고법원의 대법관이 되어 헌법과 법이 무엇인지에 들먹이며 재판에 관여하고 있다. 이를 고발한 양심의 절규는 빨갱이사상에 물든 불온하고도 철없는 일부 법관들의 음모로 몰아붙이고 있다.

이런 현실을 개탄한다고 좌파의 포로가 된 비겁한 기회주의자로 낙인찍힐 지 모르겠다. 민주화 20년의 시행착오 끝에 나타난 이 어처구니없는 반동의 물결이 이 사회의 소중한 자산과 시간을 어디까지 퇴행시킬지 걱정스럽다. 이 거센 흐름을 거슬러 내일의 희망을 기댈 '진짜 법치'의 언덕은 어디에 있는가?


/김종철 연세대 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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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 초임이 일본보다 높다는 어설픈 거짓말

전경련 통계장난에 언론 맞장구…내수위축으로 실업 늘 우려도
2009년 02월 26일 (목) 11:11:49 이정환 기자 ( black@mediatoday.co.kr)
30대 그룹 채용 담당자들이 모여서 대졸 신입사원 연봉을 최고 28%까지 깎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이들 채용 담당자들은 대졸 초임 2600만 원이 넘는 기업들이 대상이고 향후 다른 기업들까지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임금을 깎아 마련한 재원으로 고용을 유지하거나 신규 또는 인턴 채용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주목할 부분은 이들이 대졸 초임을 깎아야 한다면서 그 근거로 우리나라 대졸 초임이 일본보다 높다고 주장한 대목이다. 전경련은 기자들에게 배부한 참고 자료에서 "2007년 기준 우리나라 대졸 신입 초임은 월급 기준으로 198만 원으로 일본의 162만 원이나 싱가포르 173만 원, 대만 83만 원보다 높다"고 밝혔다.

▲ 대졸 초임 비교.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자료.

"우리나라의 대졸 초임은 일본과 비교하면 모든 업종에 걸쳐 높은 수준이며 기업규모로 봐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일본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이야기다. 전경련은 "기업 규모가 클수록 격차가 커서 1천명 이상 대기업의 경우 두 나라의 격차가 4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대졸 초임 삭감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런데 구체적인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과연 우리나라 대졸 초임이 일본 보다 높은 것인지 석연치 않다. 전경련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의 자료를 인용했는데 이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사무직 대졸 초임이 평균 20만5074엔, 기술직이 20만6579엔이다. 2007년 환율로 환산하면 원화로는 161만 원, 올해 환율로는 320만원이 된다.

그런데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만든 참고 자료를 보면 2007년 일본 산노총합연구소 자료가 인용돼 있는데 여기에는 일본의 대졸 초임은 연봉 기준으로 292만 엔으로 돼 있다. 2007년 환율 7.89원을 적용하면 원화로는 2304만원이 된다. 그해 원엔 환율이 바닥 수준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올해 2월 환율로는 4538만원 수준이 된다.

월급 기준으로 환산하면 일본 대졸 초임이 전경련 자료에서는 162만 원, 경총 자료에서는 192만 원으로 30만 원이나 차이가 난다. 전경련은 삭감 기준을 2600만 원 이상으로 한정한 근거로 2008년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를 인용하고 있는데 여기에서는 일본 대졸 초임이 239만 엔으로 돼 있다. 원화로는 2630만 원, 월급 기준으로는 219만 원이 된다.

162만 원과 219만 원. 어떻게 비교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198만 원보다 높을 수도 있고 낮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전경련은 여러 자료 가운데 굳이 환율이 가장 낮았던 2007년, 그것도 대졸 초임이 가장 낮게 집계된 자료를 인용하면서 "경쟁국보다 과도하게 높은 대졸 초임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끌어냈다.

 
▲ 동아일보 2월26일 사설.

26일 주요 언론 가운데 이 사실을 지적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대부분 언론이 전경련 발표를 단순 인용해 우리나라의 대졸 초임이 일본 보다 높다는 사실을 기정사실화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대졸 초임 뿐만 아니라 이번 기회에 임금체계의 거품을 과감하게 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물론 우리나라가 국내총생산 대비 대졸 초임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2007년 기준으로 1인당 GDP 대비 대졸 초임은 우리나라가 127.9%나 되는 반면, 일본은 72.3%로 차이가 크다. 그러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소장은 "우리나라의 취업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사회 후생복지가 열악해서 직접 임금 비중이 높은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일자리 나누기의 핵심은 노동시간 단축인데 정부와 기업들은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생각으로 노동자들에게 고통 분담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이윤을 늘릴 수 있겠지만 가뜩이나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 내수 기반을 갉아먹고 오히려 실업을 늘리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울노동문제연구소 하종강 소장은 "인건비를 절감해서 경제 위기를 넘어선 나라도 기업도 없다"고 지적한다. "임금을 깎아서 낮은 생산성을 보완하는데 익숙해지면 오히려 장기적으로 경쟁에서 뒤쳐질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하 소장은 "임금 삭감은 최악의 경우에 임시적인 조치로 제한돼야 한다"면서 "결코 경제위기 극복의 해법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초입력 : 2009-02-26 11:11:49   최종수정 : 0000-00-0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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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사건 관련해서 외신 원문을 찾아봤더니,
온라인으로 보는 것도 따로 돈을 내야 하더라는..ㅡ.ㅡ
그래서 경영대 게시판에 올라와 있던 원문 하나를 가지고 왔습니다..

진짜 망신살이 국제적으로 뻗치는구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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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ger Arrested in Korea for Post that Led to Won's Decline
By Evan Ramstad

SEOUL--South Korean officials arrested a blogger who for months had been criticizing the government's economic policy, charging him with spreading false rumors that led to a drop in the country's currency.


Prosecutors indentified Park Dae-sung, who is unemployed, as the widely read blogger writing under the pseudonym Minerva.


The charge stems from a Dec. 29 posting in which Mr. Park allegedly accused bureaucrats of writing a letter to local bankers to persuade them not to buy dollars so as to raise the value of the won. Prosecutors said Monday that news accounts of Mr.Park's anonymous posting had led to a plunge in the value of the won that forced the government to intervene in trading.


Mr. Park's allegations suggested bureaucrats were trying to undercut the government's measures to help banks obtain U.S. dollars.


The arrest of Mr. Park highlights two facets of Seoul's response to the economic crisis that worry analysts: a currency policy that isn't transparent enough for traders and an intolerance of criticism of public policy.


Currency traders keep close watch for changes in the government's stance because the won is thinly traded, giving the government ousized influence. The government signaled early last year it no loonger supported a strong won, beginning the most recent shift in trading sentiment.


In 2008, the won reversed three years of steady gains with a 26% decline in value versus the dollar, the chief currency against which it is traded. That decline is one of the most visible effects of the global crisis in South Korea.


Meanwhile, since the debt crisis turned global in September, officials have lashed out at economists and journalists who negatively portray South Korea's economic prospects or policy measures. And regulators last month announced an investigation of foreign stock analysts who placed "sell" ratings on South Korean stocks. The arrest of Mr. Park appears to represent this new level of sensitivity to criticism about the 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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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채널’ 초대받은 조중동의 야심 [2009.01.02 제742호]
[이슈추적]
한나라당과 합심해 미는 방송관계법안, 다음 단계는 ‘노조 방송인 MBC의 주인 찾기?’
최성진 조혜정

한국 사회에서 조·중·동이 갖는 권력이란 상상 이상이다. 마음대로 왜곡하고 과장해도 거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 그 자체다. 2008년 초여름으로 돌아가보자.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졸속 협상으로 여론이 들끓었다. 민심의 분노는 거대한 촛불이 됐다. 그때 조·중·동은 이렇게 말했다.

“TV 등 일부 매체가 유언비어의 소재를 제공하고, 거기에 일부 선동에 쉽게 휩쓸리는 사람들, 그리고 이 사태를 반미운동의 운동장으로 삼으려는 세력의 움직임이 합쳐져 판단력 없는 중·고교 학생들까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밀려나오고 있다.”(<조선일보> 5월5일치 사설)

» 한나라당과 정부가 대기업과 조·중·동의 방송 진출을 허용하는 언론관계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에 언론노조는 12월26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문화방송과 SBS 소속 언론인들이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 <한겨레21> 김정효 기자

탄핵과 촛불정국, 이슈마다 부딪히던 양쪽

“요즘의 괴담은 그 뚜렷한 방향성으로 볼 때 반정부, 반미 투쟁을 의도하는 세력이 계획적으로 유포시킨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근거 없는 괴담에 그토록 많은 네티즌이 동조한 것은 인터넷의 여론 공간에 비판적 자정 능력이 없다는 증거다.”(<중앙일보> 5월6일치 사설)




두 신문은 촛불의 원인이 ‘괴담’과 ‘유언비어’에 있다고 했다. ‘괴담’을 유포한 TV와 인터넷에도 책임을 물었다. <동아일보>는 한 걸음 더 나갔다. 5월10일 ‘광우병 촛불집회 배후세력 누구인가’ 제목의 사설에서 <동아일보>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일부 세력이 벌이는 ‘광우병 공포 세뇌’는 북한의 선전선동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효순이 미선이’에서부터 광우병 괴담까지 촛불집회를 주도하는 세력의 코드는 친북 반미다.”

비이성적 사설을 쏟아내며 ‘촛불 죽이기’를 시도했던 조·중·동은 촛불이 잦아들자 미국산 쇠고기 홍보에 열을 올렸다. <중앙일보>는 손님이 없는 미국산 쇠고기 판매점에서 기자들을 손님으로 둔갑시켰다. 신문에는 미국산 쇠고기를 맛있게 굽고 있는 <중앙일보> 기자들이 손님으로 소개된 사진이 크게 실렸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추석 직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 광고를 얻은 뒤 미국산 쇠고기를 예찬하는 기사와 사설을 실었다.

조·중·동의 왜곡 보도에 항의했던 이들은 어떻게 됐을까. 조·중·동 광고 불매 운동을 벌인 네티즌은 무더기로 구속됐다. 조·중·동이 촛불의 배후로 지목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역시 지금까지 검찰 수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검찰과 정부, 여당의 ‘배후’에는 어김없이 조·중·동이 있었다. 그들은 기사와 사설, 때로는 외부 기고까지 동원해가며 촛불 네티즌에 대한 수사와 공영방송의 전면적 개혁을 직·간접적으로 촉구했다.

한국 사회의 ‘절대권력’, 조·중·동이 다시 뭉쳤다. 이번에는 자신들의 또 다른 ‘주적’ 문화방송 등 방송을 포위하고 있다. 여기에 국회에서 압도적인 의석을 장악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합세했다. 보수 언론과 보수 정치세력의 연합이다. 과거 탄핵과 촛불정국 때 번번이 충돌했던 방송과 조·중·동의 마지막 한판 싸움이 시작되고 있다. 이 싸움에서 조·중·동이 노리는 것은 무엇일까.

고용 늘어 경제 살아난다?

한나라당과 정부가 추진하는 언론관계법안의 내용을 잠시 살펴보자. 그동안 신문·방송법은 삼성과 LG, 현대 등 대기업의 방송 진출을 막아왔다. 여기서 말하는 방송이란 ‘보도’ 부문이다. 문화와 스포츠, 오락, 생활정보 채널은 얼마든지 가져도 좋지만, 뉴스만은 만들지 말라는 것이었다. 여론의 독점을 우려한 것이다. 조·중·동과 <한겨레> <경향신문> 등 신문의 방송 진출도 마찬가지 이유로 허용되지 않았다. YTN과 MBN 등 케이블 보도 채널과 문화방송, 한국방송, SBS 같은 지상파 방송에 대한 대기업과 신문의 진출은 그래서 불가능했다. 앞으로 생기게 될 케이블 종합편성(종편) 채널에도 같은 장벽이 있다. 종합편성 채널도 뉴스를 방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12월3일 내놓은 언론관계법안은 이런 장벽을 거의 제한 없이 허물었다. 우선 신문과 방송을 함께 소유하는 것을 허용했다. 대기업의 방송 진출 규제도 풀었다. 언론관계법안에 따르면, 대기업과 신문은 지상파 방송 지분의 20%까지, 케이블 보도전문 채널과 종합편성 채널의 경우 30%까지 소유할 수 있다. 여당이 내세운 언론관계법 개정의 명분은 경제위기 극복이었다. 대기업 자본이 방송에 투자되면 산업도 성장하고 고용이 늘어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는 논리였다.

» 한나라당 미디어산업발전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12월3일 언론관계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겨레 박종식 기자

조·중·동도 지면을 통해 한나라당을 일방적으로 편들었다. 방송 보도가 그동안 편파적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친정부 인사들 몇몇이 급조한 ‘공정언론시민연대’의 부실한 분석을 근거로 내세웠다. 역시 주된 표적은 문화방송이었다. 신문과 방송을 함께 경영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인데 한국만 이념과 방송이기주의에 발목이 잡혔다는 식의 보도가 버젓이 1면 머리기사로 등장하기도 했다.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조·중·동과 한나라당의 주장대로 언론관계법안을 통과시켰을 때, 세계적 미디어그룹이 생기고 경제도 살아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조·중·동을 제외한 대다수 언론 관계자들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우선 경기침체로 대기업의 방송 진출이 당장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케이블 보도전문 채널과 종합편성 채널, 그리고 지상파 가운데 대기업이 관심을 가질 만한 쪽은 종편 채널과 지상파다. 보도전문 채널의 경우 수익이 크게 남는 사업 분야가 아니라는 사실이 이미 입증됐다. 대기업 계열의 케이블 채널(PP) 고위관계자는 시장 전망을 어둡게 봤다.

“종편에 진출하려면 적어도 초기 2~3년간 한 해 3천억원 이상은 쏟아부어야 한다. 지금 외부적으로 경기불황과 딱 맞닥뜨린 상황인데 어느 기업이라도 이런 막대한 돈을 쏟아붓기 쉽지 않다. 수익성을 따진다면 보도전문 채널은 물론, 종편도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

언론관계법을 주도하고 있는 한나라당 미디어특위 핵심 관계자의 말도 비슷하다. “한 대기업이 한국방송 2TV가 민영화되면 인수할 계획으로 태스크포스를 가동하다 현실성도 없고 실효성도 없어 포기했다. 지상파 방송사 하나 잡으려면 돈이 얼마나 드나.”

방송 사업이 일반적인 생각처럼 매력적인 분야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문화방송의 자산가치는 어림잡아 10조원은 충분히 넘는다는 것이 언론계 안팎의 분석이다. 어설프게 뛰어들었다가 모회사까지 흔들릴 수도 있다. 국회 문방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은 “대기업이 너나없이 방송 만들어 자기 회사 선전하고 그럴 수 있겠냐”며 “과거 전국 16개 시도에서 민영방송 하면 다 될 것처럼 요란을 떨었지만 결국 모두 망했다”고 말했다.

자력으로는 지상파 진입 힘들어

조·중·동의 사정은 어떨까. 가장 발 빠르게 방송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쪽은 <중앙일보>다. 중앙은 이미 자회사인 중앙방송을 통해 Q채널과 히스토리채널, J골프, 카툰네트워크 채널 등 4개의 케이블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자신들의 지면을 통해 신문·방송 겸영이 마치 시대의 대세인 것처럼 요란하게 선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외국계 미디어 사업자인 터너브로드캐스팅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조선일보>는 중앙에 비해 한 걸음 뒤처진 편이다. 조선은 2007년 4월 <디지털조선일보>를 통해 케이블에 비즈니스엔 채널을 만들며 비로소 본격적으로 방송사업에 뛰어들었다. <동아일보>는 3대 보수 언론 가운데 방송 진출에 대한 준비가 가장 덜 돼 있지만 의욕은 넘친다. <동아일보> 관계자는 “방송 준비가 <중앙일보>에 비해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 종편, 보도 채널 등 진출 가능한 모든 방향을 검토한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중·동이 방송에 진출한다면 우선 가능한 방향은 지상파 방송보다는 케이블 종편이나 보도전문 채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자금력 때문이다. 문화방송이나 한국방송 2TV가 당장 민영화된다고 해도 조·중·동 가운데 어느 곳도 자력으로 지상파 방송에 진입하기 어렵다. 채수현 언론노조 정책실장의 분석도 비슷하다.

»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 노조사무실에 언론노조의 총파업 소식을 알리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한겨레 김봉규 기자

“케이블 종편 채널의 경우 지상파 방송과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 전국 방송이라는 장점이 있고, 유료 방송에도 이들 채널을 의무적으로 실어줘야 한다. 반면 송신소와 송출 인력이 따로 필요하지 않아 지상파와 비교했을 때 진입장벽이 훨씬 낮다. 무엇보다 ‘9시 뉴스’처럼 뉴스를 지상파와 똑같이 내보낼 수 있다. 조·중·동이 당장 방송에 진출한다면 종편에 욕심을 낼 수 있다.”

방송에 필요한 시스템과 인력을 상당 부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조·중·동이 종편 채널에 도전하는 것은 대기업보다 오히려 수월할 수 있다. 따라서 수익성을 따져가며 망설이고 있는 대기업의 사정을 감안하면, 한나라당 주도의 언론관계법안이 현실적으로 갖는 위협은 ‘조·중·동의 뉴스를 방송으로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좀더 설명돼야 할 부분은 조·중·동과 한나라당의 공세가 문화방송에 집중되는 이유다. 지상파 진출이 당장 어려운 형편이라면, 조·중·동이 문화방송을 옥죄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별로 없다. 언론관계법을 통해 ‘문화방송 민영화’의 길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한나라당에서도 ‘그 이후’에 대한 후속 시나리오는 언급되지 않고 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MBC는 주인이 없다보니 노조가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며 “(언론관계법을 통해) 주인이 조·중·동이 될지, 재벌이 될지는 알 수 없겠지만 노조 방송인 MBC의 주인을 찾아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영화 ‘밥상’을 어떻게 차리나

한나라당과 조·중·동이 언론관계법으로 문화방송 민영화의 길을 열고, 동시에 문화방송에 대해 편파보도 등의 공세를 퍼붓는 행태는 이번 기회에 마음에 들지 않는 언론을 길들이기 위해 의기투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조·중·동 입장에서는 매체 영향력과 신뢰도에서 이미 자신들을 압도하는 문화방송에 상처를 입힐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게다가 한나라당과 정부가 조·중·동 입맛에 맞도록 ‘밥상’을 차려줄 경우에는 이야기가 또 달라진다. 자산가치 10조원 이상으로 평가받는 문화방송의 지분은 방송문화진흥회가 70%, 정수장학회가 30%를 보유하고 있다. 민영화한다는 것은 이 지분을 대기업이나 조·중·동에 매각한다는 뜻이다. 민영화를 실제로 진행하게 되면 자산실사를 통해 문화방송의 주식 가격을 책정하게 된다. 여기서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주당 가격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아직 먼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이 과정에서 헐값 매각이라는 의혹이 제기될 개연성도 있다. 조·중·동과 이명박 정부의 관계를 생각할 때,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만은 아니다.

언론노조 파업 약사

조·중·동 무파업 신화

언론사의 파업은 국민 모두를 상대로 한다는 점에서 조심스럽다. 하지만 역대 정권의 언론 통제 시도는 끊이지 않았고, 이에 맞선 노조의 파업 초강수도 적지 않았다.

1990년 봄, 노태우 정부는 방송 민주화에 뜻을 둔 서영훈 한국방송 사장을 해임하고, 박정희·전두환 정권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서기원 사장을 ‘낙하산’으로 내려앉혔다. 한국방송 노조는 이에 반발해 36일 동안 파업을 벌였다. 정부는 두 차례 경찰력을 투입해 노조원 15명을 구속하고, 450여 명을 강제연행했다. 이에 항의해 문화방송 노조도 엿새 동안 연대 제작 거부에 들어갔다. 이 파업은 한국방송 노조가 서 사장 퇴진 운동 서명을 청와대에 전달하면서 스스로 접었지만, 국제언론인연맹은 “언론의 독립과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분투”라고 평가했다.

1992년 10월 문화방송 간판 앵커이자 노조 간부였던 손석희씨가 파업을 주동했다는 이유로 구속됐다. 노조가 50일 동안 파업을 벌이며 요구했던 건 ‘공정방송’이었다. 1990년 9월 최창봉 당시 사장은 우루과이라운드로 타격을 입게 될 농촌 현실을 취재한 〈PD수첩〉 방영 연기를 요구했고, 안성일 당시 노조위원장과 김평호 사무국장은 이에 격렬히 항의했다. 회사 쪽은 두 사람을 해고했고, 노조와 함께 운영하기로 한 ‘공정방송협의회’도 일방적으로 거부했다. 노사 대립은 2년 가까이 계속됐고, 결국 온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킨 파업으로 귀결됐다. 결국 회사 쪽이 공정방송협의회 운영 규정을 강화하기로 합의하면서 해결됐다.

김영삼 정부의 노동관계법·안기부법 날치기에 반발해 노동계는 1997년 벽두부터 파업 물결로 뒤덮였다. 언론노동자도 예외일 수 없었다. 1월16일 전국 25개 신문·방송·통신사가 대한민국 언론 사상 최초로 연대 제작 거부에 나서는 총파업을 단행했다. 노조의 조직력 차이에 따라 전면 파업과 시한부 파업을 벌이는 곳으로 나뉘었지만, 이날 집회엔 언론노조 창립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인 2천여 명이 참석해 노조는 “이번 총파업은 언론노동 운동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 분수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조선·중앙·동아일보는 파업에 참가하지 않았다.

한국방송과 문화방송은 1999년 7월 방송위원회 독립성 보장, 공영방송 사장 선임 때 검증 절차 마련 등 ‘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보장하는 통합방송법 제정을 요구하며 또 한 번 연대 파업을 벌였다. 14일 동안 이어진 파업은 방송위원이 호선한 위원장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등 7개 합의안에 노조와 정부·여당이 서명하면서 마무리됐다.

2001년 6월13일엔 언론노조 산하 27개 신문사 노조가 처음으로 ‘신문개혁’을 요구하며 4시간 시한부 파업을 벌였다. 그로부터 꼭 4년 뒤인 2006년 7월13일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를 위한 언론사 총파업이 또 한 번 벌어졌다.

지난 12월26일 전국언론노조는 ‘언론장악 7대 악법’을 저지하려고 다시 총파업 깃발을 꺼내들었다. 이날 오후 2시 칼바람 부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언론노동자 3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파업 출정식이 열렸다. 언론노조는 “언론장악 7대 악법이 날치기 통과될 경우 즉각 정권퇴진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제작진이 파업에 동참한 문화방송 <무한도전>의 인터넷 게시판엔 이들을 지지하는 글이 수천개 올라왔다. 정부는 이 파업이 ‘불법 파업’이라며 “엄정 대처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2월 중순 정치부 기자들에게 보낸 연하장에 “역사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썼다. 재벌과 족벌 신문사가 지상파 방송까지 소유할 수 있는 길을 터주고, 평범한 시민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이 법안을 강행하고 나면 그는 “역사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게 되는 것일까.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한겨레21 관련기사]

▶ 2008년 겨울을 후회 않으리

최성진 기자 csj@hani.co.kr·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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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MB氏를 부탁해

2009/01/01 14:31
박군..요즘 여의도에 있는 자산운용협회에 교육 받으러 다니고 있습니다..
협회를 나와서 맞은편을 바라보면, MBC가 바로 보이지요..

출퇴근 시간을 보면 여의도에서 파업에 동참하는 분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방송법 개정과 관련해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 때문에 그들이 길거리로 나가 파업의 깃발을 들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글, 궁금증을 해소해 줄 수 있는 글을 한 번 가져와 봅니다..




본문의 너비가 페이퍼의 제한 너비를 초과한 글입니다. 여기를 클릭하면 새창에서 원래 너비의 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방송법 개정안(개악법안)에 반대하는 MBC노조의 파업(전국언론노조의 파업으로 확산될 예정이라 한다) 때문에 지난 여름에 흘려보낸 책을 다시 책상맡에 갖다놓았다. <MBC, MB氏를 부탁해>(프레시안북, 2008). '집단지성, 공영방송을 말하다'가 부제이고, 말 그대로 '집단지성' 편저로 돼 있다. 이미 현 정권의 언론장악 시나리오가 "1단계는 <와이티엔> <아리랑> 등의 사장을 특보단 출신으로 낙하산 임명하는 것, 2단계가 한국방송 사장 교체, 그리고 마지막 3단계가 문화방송 민영화"라는 것은 공공연한 기밀이었는데, 그렇게 다 노출된 시나리오를 이처럼 대놓고 철면피하게 밀어불일 줄은 몰랐다. 이런 게 '공구리 정신'인가? 여차하다간 그 공구리에 같이 파묻힐지도 모르겠다(그러니 '부탁해'는 너무 얌전한 부탁이다!). 늦게라도 관련기사를 스크랩해놓는다. 

 

한겨레(08. 08. 09) 위기의 공영방송, 당신이 지켜줘!  

2008년 4월29일 <문화방송>(MBC) ‘피디(PD) 수첩’이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1편을 방영했고 그 며칠 뒤부터 촛불시위가 시작됐다. 이로써 ‘피디수첩’은 한국 사회를 뒤흔들면서 ‘68혁명’에 비견되고 브로드밴드(인터넷 광대역) 직접민주주의 실험의 선구로 칭송받는 역사적 사건인 촛불시위의 진원지가 됐다.  

하지만 아주 다른 시각도 있다.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조선일보> 7월7일치 ‘시론’에서 다우너 소와 아레사 빈슨의 죽음에 관한 피디수첩의 “모든 장면들은 허위로 드러났다”고 단정했다. 그는 이어 “그것은 무서울 만큼 교묘하게 계산된 공포와 선동의 메시지”였고 “사실과 주장, 진행자의 말실수와 오역 등이 적절하게 섞여 소름끼칠 만큼 잘 만들어진 거짓의 몽타주”였다고 다시 확언했다. “이러한 몽타주는 순진한 어린 학생들, 그 아이들을 먹여야 하는 가정주부들, 그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들을 선동”하였으며, 그 결과 “이성이 마비되었고, 분노가 치솟았고, 정부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우리 사회는 또다시 갈가리 찢긴 가운데 정부와 국가가 위기에 직면하였다. 무엇보다도 진실이, 그리고 진정한 언론이 붕괴하려 하고 있다.”  

윤 교수 주장대로라면 촛불시위에 참가한 연 수백만 명의 시민들은 아무 근거도 없이 한 방송사의 무서울 만큼 계산된 공포와 거짓 선동에 놀아난, 다른 아무런 정보도 주체적 판단력도 없는 맹목의 가련한 존재들이었다. 정부 신뢰 추락과 국가 위기 사태도 이 용납 못할 방송사가 내보낸 저주받을 단 하나의 ‘거짓 몽타주’ 프로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정권의 횡포로부터 피디수첩을 지켜 달라고 호소한 피디들은 “자신의 잘못을 선동의 정치로 돌파하려는” 파렴치범들에 지나지 않았다. 이 시론이 무게를 갖는 것은 그게 바로 정부 뜻과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다.  



김창룡 인제대 언론정치학부 교수는 <MBC, MB氏를 부탁해>(프레시안북 펴냄)에서 이 시론을 인용하며 “현재 수사 중인”, 그리고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해 “검찰의 논고문도 이처럼 과격하고 단정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선동적인 용어로 넘쳐나고 있다”며 “저널리즘의 윤리적 차원에서 풀어나가야 할 사안을 확대·과장한 이면에는 어떤 정치적인 노림수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누가 정말 선동적이고 정치적인지를 묻고 있다. 그는 피디수첩 위법 논란과 관련된 주요 쟁점들을 몇 가지로 요약한다. 다우너 소를 광우병 소로 단정해서 한쪽 방향으로 의도적으로 몰아갔는가. 아레사 빈슨의 사인을 인간광우병인 것처럼 의도적으로 왜곡 보도했는가. 피디수첩의 보도는 언론의 감시·견제 역할이라는 공적 권한을 넘어 의도적 왜곡 보도를 시도했는가. 그리하여 피디수첩은 과연 거짓의 몽타주인가. 이를 하나하나 검토한 김 교수는 이렇게 묻는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추가협상까지의 과정, 장관고시의 성급함 등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이 모든 잘못을 ‘피디수첩’에 돌려 단죄하려 든 것은 윤 교수의 성급한 단견이 아닐까.” 한때 유행했던 빌 클린턴 어법을 약간 비틀어 김 교수의 속내를 표현한다면, “문제는 정부의 엉터리 협상과 처방이야, 바보들아!”쯤 될까.  

“조·중·동이 떠들고, 한나라당 의원들이 질의하고, 검찰이 수사하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심의 결정하는 기가 찬 공조체계”(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방송영상과 교수)가 단죄하려는 것은 당연히 윤석민 교수가 아니라 그가 피디수첩에 덮어씌운 혐의들이다. 일방적이고 일사천리다. 공조체계가 노리는 것은 전면적 방송 장악이라는 게 이 책 필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지금 전 교수가 지적한 그 기가 찬 공조체계대로 일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피디수첩, 엠비시, 공영방송만을 표적으로 삼는 게 아니다. 인터넷과 네티즌, 촛불집회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을 탈법적인 저질 우중, 폭력배, 폭도로 싸잡아 매도한다. 광고 보이콧 운동을 펼치는 소비자들을 고발하고, 인터넷 카페를 문닫게 한다. 마치 자신들이 언론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선한 약자인 양, 나머지를 좌파, 빨갱이, 반사회·반정부·반국가 집단으로 내몬다.”  

이에 저항하는 목소리들을 정치와 언론 권력자들은 “‘10년 좌파세력의 저항’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그들은 존재 여부도 불분명한 좌파, 까놓고 말해 ‘빨갱이’들과의 전면전을 선포하고 자신들이 저지른 온갖 실책과 범죄행위를 모두 빨갱이 탓으로 돌리면서 자신들을 정당화하는, 1950년대에나 통했던 매카시 수법을 다시 무대 위에 올려놓으려 하고 있다는 비판들이 많다. 상대를 다른 의견을 지닌 공동체 구성원이 아니라 타도해야 할 적으로 규정한 이런 전면적인 권력투쟁의 파괴적인 영향이 곧 해일처럼 밀려올지도 모른다.  

<MBC, MB氏를 부탁해>는 바로 이런 현실을 대중들에게 보고하고 그들을 공영방송의 외부자가 아닌 핵심 당사자로 인정하면서 그들이 미디어 공공성 지키기와 발전을 위해 직접 행동의 주체로 나서도록 촉구하는 ‘공영방송 담론 대중화’ 기획, ‘엠비시에 관한 새로운 대중적 집단 글쓰기 실험’이다.  

따라서 외부의 적에 대한 항쟁만이 아니라 거리의 저널리스트들과 연대하라(김형진 미디어운동가), 거리의 민중성이 갖는 민족주의적 속성을 경계하라(민임동기 <미디어스> 기자), 시민민주주의와 결합하라(김민웅 성공회대 교수)는 엠비시 내부를 향한 주문들도 담고 있다. 그것은 절대로 MB氏에게 엠비시를 부탁해선 안 된다는 경고이기도 하다.(한승동 선임기자)   



■ 정부의 언론장악 이래서 안된다  
“상식이 좌파로 공격당하는 이 비상식적 환경을 두고 볼 수 없었다.” <MBC, MB氏를 부탁해>를 전규찬 교수와 함께 기획한 ‘문화관찰자’ 완군(29·사진)씨는 정권의 언론장악 기도가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예언(?)했다. “국가기관을 총동원해도 <한국방송> 사장 한 사람 날릴 전망조차 불투명해지지 않았느냐. 어떤 정권도 언론을 완전히 장악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는 자충수다.” 왜 그렇게 볼까?  

“<한겨레>도 그렇지만 <문화방송>도 오너가 없는 회사다. 지난 10여년 방송인들이 콘텐츠를 생산할 때 간섭이나 외압을 받아본 적이 없다. 이 책 ‘닫는 글’에서 김현철 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지부 홍보국장이 얘기했듯이 그들은 자기 아이템에 대해 안팎으로부터 부당한 간섭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들에겐 그게 상식이 돼 있다. 그런 그들을 이 정부가 의도하는 대로 ‘관리’할 수 있을까? 윗선은 가능할지 몰라도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실무 성원들에겐 절대 불가능하다. 아직 정권의 간섭이 임계점에 도달하지 않아서 그렇지 만일 거기까지 가면 내부의 그들이 들고일어설 것이고 시민들이나 1인미디어 등 외부 지원세력도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다.”  

그가 보기에 정권의 목표는 그들 내부문건을 통해서도 드러났듯 명확하다. “1단계는 <와이티엔> <아리랑> 등의 사장을 특보단 출신으로 낙하산 임명하는 것, 2단계가 한국방송 사장 교체, 그리고 마지막 3단계가 문화방송 민영화다.”  

책을 기획한 건 지난 6월 중순. 그러니까 책은 기획한 지 달포 만에 초고속으로 제작 완료했다. “촛불시위 이후 문화방송에 대한 대중의 평가가 크게 호전되면서 책 만들 궁리를 했고, 문화방송 노조 쪽과도 한번 해 보자는 사전 교감을 했다. 전규찬 선생과 필진 섭외를 함께 했는데, 이미 많이 알려진 전문가들은 될수록 빼고 젊은 활동가들 중심으로 짰다. 모두 25명이 참여했다. ‘집단지성’을 통해 문화방송을 권력의 정치적 계산에서 지켜내고 더 좋은 방송으로 만들자, 문화방송의 공영성을 한 차원 더 높은 곳으로 끌어내자, 문화방송한테서 우리한테 그렇게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자, 그런 게 기획의도다.”(한승동 선임기자)  



■ 공영방송 민영화 이래서 안된다 
공영방송의 민영화 담론, 무엇이 문제인가? 김동준(36·사진)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실장은 문답식으로 정리한다.  

1. 선진국과 비교해 공영방송 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1공영 다민영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미국, 영국, 일본은 1공영체제지만 한국의 방송환경과 공영방송 운영방식은 이들 세 나라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게다가 프랑스는 공영방송이 넷이나 되고 네덜란드는 셋, 독일과 스웨덴·벨기에·덴마크·스페인·포르투갈은 각각 둘씩이다.”  

2. 공영방송의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하니 축소해야 한다. 
“궤변이다. 현재 조·중·동의 신문시장 점유율은 70% 수준이지만 뉴스프레임 형성과 논조 주도력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조·중·동의 시장장악이 95%를 넘어선다. 공영방송은 조·중·동이 그나마 최소한의 저널리즘 흉내라도 낼 수 있도록 압박하는 구실을 한다.”  

3. 민영화로 경영합리화를 이룰 수 있다. 
“이윤 창출만을 추구하여 서비스 질의 하락을 초래한다. 보수세력이 케이티(KT) 민영화로 얻을 수 있다고 그토록 강조한 ‘국익’은 어디로 갔나? 케이티 수익의 50%는 외국에 유출되고 있고 사원은 6만여명에서 3만여명으로 축소해 무려 3만여개의 일자리가 없어졌다.”  

4. 민영화를 통해 여러 공급자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수용자 복지가 증진된다. 
“오히려 프로그램 다양성이 훼손될 여지가 크다. 민영화가 콘텐츠 제작 주체의 증가나 다양화로 이어지기보다는 대중들과 광고주의 취향에 부합하는 상업적 프로그램만 양산한다. 드라마는 ‘불륜’ ‘삼각관계’라는 시청률 문법만 강조되는 쪽으로 획일화하고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연성화한 외주제작 정책의 실패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  

5. 공공부문을 축소하는 것이 지금의 시대적 분위기다. 
“신자유주의와 국제 금융자본에 굴복하는 거다. 민영화로 포항제철은 외국인이 전체 주식의 60% 안팎을 소유하게 됐고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전기통신공사의 정부지분을 인수한 자본 역시 외국 금융자본이며, 주요 공기업 민영화를 요구하고 있는 주체도 사실상 외국자본이다. 방송도 마찬가지다. 큰 신문사와 재벌, 그리고 그들과 연결된 외국 미디어자본이 장악하게 될 것이다.” (한승동 선임기자) 

08.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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